서유럽 3개국 9박 10일 겨울 여행 후기

서유럽 3개국 9박 10일 겨울 여행 후기



서유럽 3개국 9박 10일 겨울 여행 후기

드디어 꿈에 그리던 서유럽 여행을 다녀왔어! 평소에 번역 일하면서 유럽 소설이나 영화 속 배경들을 많이 접했는데, 이번에 항공과 숙박이 포함된 일정으로 떠날 기회가 생겼어. 항공과 숙박은 미리 다 예약해두고 현지에서는 내 맘대로 돌아다니는 방식으로 여행을 계획했지.

솔직히 처음엔 좀 걱정했어. 혼자 다니기엔 언어도 걱정되고, 교통편도 막막하고… 그래도 일단 가보자는 생각으로 출발했는데, 이게 내 인생 최고의 선택 중 하나였어!


로마 공항에 도착한 지아의 모습

로마 공항에 도착한 지아의 모습



첫 목적지는 이탈리아 로마였어.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느낀 건 위치가 정말 좋다는 거였지. 콜로세움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중세 건물을 리모델링한 호텔이었는데, 방 크기는 좀 작았지만 창문 밖으로 보이는 작은 광장과 분수대가 너무 예뻤어.

호텔 리셉션에 있던 마르코라는 직원이 친절하게 주변 맛집도 알려주고, 관광객들이 잘 모르는 로컬 시장 정보도 알려줬어. 그 정보들이 나중에 보물 같은 역할을 했지!


로마 호텔 창문에서 바라본 작은 광장 전경

로마 호텔 창문에서 바라본 작은 광장 전경



로마에서의 첫날, 나는 그냥 지도 앱을 끄고 발길 닿는 대로 걸었어. 콜로세움은 너무 사람이 많아서 그냥 외관만 보고 옆길로 빠져나왔는데, 이게 대박이었어! 관광객 하나 없는 작은 골목길에서 현지인들만 가는 젤라또 가게를 발견했거든.

주인 할머니가 손짓으로 맛을 추천해주셨는데, 내 인생 최고의 피스타치오 젤라또였어. 가격도 관광지 절반이었고. 그 뒤로 계속 현지인 추천 장소만 찾아다녔지.

로마에서 기차를 타고 폼페이로 향했는데, 기차 안에서 만난 이탈리아 대학생 커플이 정말 친절했어. 내가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으니까 먼저 말을 걸어주더라고. 루이자와 마르코라는 친구들이었는데, 폼페이에서 꼭 가봐야 할 장소들을 알려주고 심지어 점심도 같이 먹자고 했어.

그들 덕분에 유적지 구석구석을 현지인의 시선으로 볼 수 있었고, 관광객들은 잘 모르는 작은 카페에서 진짜 나폴리 피자도 먹었지. 루이자가 “진짜 이탈리아를 느끼려면 사람들과 대화해야 해”라고 했던 말이 계속 기억에 남아.


폼페이 유적지에서 현지 대학생들과 찍은 사진

폼페이 유적지에서 현지 대학생들과 찍은 사진





이탈리아에서 스위스로 넘어가는 기차 여정도 잊을 수 없어. 알프스를 가로지르는 파노라마 열차를 탔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설산과 목가적인 마을들이 그림 같았어. 루체른에 도착했을 때는 마침 눈이 내리고 있었는데, 카펠교와 호수가 만들어내는 겨울 풍경이 동화 속 같았지.

스위스에서는 예상치 못한 상황도 있었어. 리기산을 오르는 등산열차를 놓쳐버린 거야. 다음 열차는 3시간 후… 당황해서 주변을 서성이고 있는데, 같은 상황에 처한 한국인 부부를 만났어. 우리끼리 택시를 불러 중간 지점까지 가서 하이킹을 하기로 했지.

이게 뜻밖의 행운이었어! 등산열차로는 그냥 지나칠 뻔했던 숨겨진 전망대와 작은 산골 카페를 발견했거든. 그 카페에서 마신 핫초코와 치즈 퐁듀는 정말 천국의 맛이었어. 때로는 계획이 틀어지는 게 더 좋은 경험을 만들어주나 봐.


리기산 중턱의 작은 카페에서 먹은 치즈 퐁듀

리기산 중턱의 작은 카페에서 먹은 치즈 퐁듀





인터라켄에서는 융프라우 투어를 예약했는데, 이건 정말 돈이 아깝지 않았어.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이곳에서 본 알프스의 파노라마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장관이었지. 눈으로 덮인 산맥이 끝없이 펼쳐지는 모습에 그냥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어.

스위스에서 프랑스로 넘어가는 길에 벨포트라는 작은 마을에 들렀는데, 이건 정말 행운이었어. 현지 시장이 열리는 날이었거든! 각종 치즈와 와인, 수제 빵과 소시지를 맛보면서 프랑스의 진짜 맛을 느낄 수 있었지.

파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여행의 끝이 보이고 있었어. 에펠탑, 루브르, 개선문… 유명한 곳들은 다 가봤지만,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몽마르트르 언덕의 작은 아티스트 마을이었어.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고, 길거리 음악가들의 연주가 울려 퍼지는 그곳에서 나도 모르게 하루를 다 보냈지.



이미지 생성 실패: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만난 길거리 화가와 그가 그려준 초상화





파리의 마지막 밤, 센 강변에서 우연히 만난 프랑스 할머니가 내게 해준 말이 아직도 생생해. “여행은 목적지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순간들이란다.” 그 말을 듣고 내 여행을 되돌아보니, 정말 그랬어. 계획된 일정보다 예상치 못한 만남과 우연한 발견들이 더 값진 기억으로 남았지.

이번 여행으로 배운 것들이 있다면, 첫째, 현지어를 몇 마디라도 배우고 가면 정말 도움이 돼.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정도만 해도 현지인들이 무척 반겨줘. 둘째, 유명 관광지보다 한 블록만 벗어나도 훨씬 저렴하고 맛있는 식당들이 있어. 셋째, 여행 중에는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주변을 관찰하는 시간을 가져봐. 넷째, 현금은 적당히 챙기되 카드 결제가 안 되는 곳도 있으니 준비해가는 게 좋아. 마지막으로, 여행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게 중요해.


파리 센 강변 노을을 배경으로 한 셀카

파리 센 강변 노을을 배경으로 한 셀카



9박 10일간의 서유럽 여행, 항공과 숙소는 미리 예약해두고 현지에서는 내 맘대로 돌아다니는 방식이 나한테는 딱 맞았어. 혼자 여행하면서도 외롭지 않았고,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과 대화할 기회가 생겼지.

다음에는 북유럽이나 동유럽도 같은 방식으로 가보고 싶어. 미리 준비해둔 것들 덕분에 안심하고, 현지에서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던 이 방식이 나에게는 최고의 여행 방법이었어.

서유럽의 겨울은 춥지만, 그만큼 관광객도 적고 현지인들의 일상을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좋았어. 다음 여행이 벌써부터 기대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