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일주 9박 10일 여행 후기
패키지 여행이라 편했고, 자유 여행이라 즐거웠다.
두바이, 카이로, 아스완, 아부심벨, 콤옴보, 에드푸, 룩소르, 페트라, 사해, 암만까지
이 긴 여정을 편하게 다녀온 ‘자유 일정 패키지’ 여행 후기, 지금 시작한다.
자유 일정 패키지로 이집트 일주에 떠났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곳, 평생 한 번은 가봐야지 했던 그곳으로. 프로 불평러인 내가 웬일로 패키지를 선택했냐고? 이유는 간단했다. 항공권과 숙소를 일일이 알아보는 게 귀찮았기 때문이다.
항공과 숙박은 편하게 예약하고 현지에서는 마음 가는 대로 움직이는 것. 이게 내가 생각한 완벽한 여행의 모습이었다. 패키지로 예약해두니 정말로 아무 걱정 없이 출발 당일 공항으로 향할 수 있었다.
두바이를 경유해 카이로에 도착했다. 늦은 밤, 공항을 나서자마자 훅 끼쳐오는 열기와 낯선 공기가 나를 반겼다. 패키지에서 준비해준 차량을 타고 호텔로 향하는 내내 창밖 풍경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새로웠다.
패키지에 포함된 호텔에 도착했을 때의 첫인상은 “오, 생각보다 괜찮은데?”였다.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패키지 호텔은 그저 잠만 자는 곳이라는 편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도착한 곳은 깔끔하고 넓은 로비에 친절한 직원들까지, 기대 이상이었다. 방에 들어가 보니 침대도 푹신하고 욕실도 깨끗했다. 창밖으로는 카이로 시내의 야경이 희미하게 펼쳐졌다. 숙소 걱정 없이 편하게 쉴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고맙게 느껴졌다. 이게 바로 패키지의 장점이 아닐까. 골치 아픈 예약 과정 없이, 검증된 숙소에서 편안하게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
다음 날 아침, 나는 과감하게 지도 앱을 끄고 그냥 걸었다. 정해진 계획 따위는 없었다. 발길 닿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걷는 것이 나의 여행 방식이다. 복잡한 골목길로 들어서자 현지인들의 삶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빵 굽는 냄새, 향신료 냄새,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뒤섞여 낯설지만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우연히 낡고 작은 찻집을 발견했다. 관광객은커녕 외국인이라고는 나 하나뿐이었다. 쭈뼛거리며 안으로 들어서자 모든 시선이 내게로 쏠렸다. 하지만 이내 그들은 다시 자신들의 대화에 집중했고, 나는 구석진 자리에 앉아 조용히 ‘샤이'(이집트식 홍차)를 주문했다. 달콤하고 향긋한 차를 마시며 왁자지껄한 현지인들의 모습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찻집에서 나와 다시 정처 없이 걷다가 길을 잃었다. 당황스럽기보다는 오히려 재미있었다. 그때 누군가 내게 다가와 서툰 영어로 말을 걸었다. 자신을 ‘아흐메드’라고 소개한 그는 내가 길을 잃은 것 같아 보인다며 도와주겠다고 했다.
나는 그에게 근처에 맛있는 코샤리 식당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활짝 웃으며 자기가 아는 최고의 맛집이 있다며 앞장섰다. 그를 따라 도착한 곳은 허름하지만 현지인들로 북적이는 작은 식당이었다. 그가 추천해준 코샤리는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쌀, 파스타, 렌틸콩, 병아리콩 위에 바삭한 양파 튀김과 매콤한 토마토소스가 어우러진, 단순하지만 깊은 맛. 아흐메드 덕분에 진짜 이집트의 맛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는 계산까지 해주겠다며 끝까지 나를 챙겨줬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의 친절은 여행 내내 따뜻한 기억으로 남았다.
이번 여행에서 내가 쓴 돈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 실제 지출 내역
패키지: 280만원 (항공+숙박 포함)
식비: 약 30만원 (대부분 로컬 식당)
교통: 약 10만원 (주로 택시와 현지 버스)
관광: 약 15만원 (입장료 및 소소한 기념품)
항공이랑 숙박을 따로 예약했다면 아마 400만 원은 훌쩍 넘었을 것이다. 특히 두바이, 카이로, 아스완, 룩소르 등 여러 도시를 이동하고 각기 다른 숙소에 머무는 일정을 개인이 준비했다면 비용과 시간이 훨씬 많이 들었을 터. 이 패키지는 항공과 숙박을 한 번에 해결해주니 정말 편리했고, 경비도 꽤 절약할 수 있었다. 현지에서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내가 쓰고 싶은 곳에만 돈을 쓰니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했다.
이미지 생성 실패: 김이 모락모락 나는 코샤리와 팔라펠이 놓인 현지 식당의 테이블
물론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룩소르에서 아스완으로 이동하는 야간 기차를 타기로 한 날이었다. 기차역에 도착하니 수많은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고, 플랫폼 정보는 계속 바뀌었다.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내가 타야 할 기차가 저 멀리 출발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당황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역무원에게 달려가 상황을 설명했다. 다행히 그는 다음 기차를 탈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나는 몇 시간을 기다린 끝에 무사히 아스완행 기차에 오를 수 있었다. 차창 밖으로 끝없이 펼쳐진 사막의 밤 풍경을 보며 생각했다. 이런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야말로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양념 같은 것이라고. 나중에 생각하니 이게 진짜 여행이다 싶었다.
이번 여행은 정해진 일정이 거의 없었다.
Day 1: 카이로 도착 후 무작정 시내 걷기
계획: 원래는 기자 피라미드에 갈 생각이었다.
실제: 골목길에서 현지인 ‘아흐메드’ 만나 코샤리 먹방. ㅋㅋ 이게 더 좋았다.
Day 3: 룩소르 카르낙 신전 구경 후 현지 시장 탐방
계획: 신전만 보고 숙소에서 쉴 예정.
실제: 시장에서 상인들과 흥정하며 향신료랑 기념품 잔뜩 삼.
Day 7: 페트라 알 카즈네 앞에서 인생샷 찍기
계획: 유명한 포인트에서 사진만 찍고 내려오기.
실제: 더 깊숙한 곳까지 트레킹하며 숨겨진 유적 발견.
이런 식이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기에 더 즐거웠고, 매일이 새로운 모험으로 가득했다.
나처럼 자유로운 여행을 꿈꾸는 배낭여행자들을 위해 몇 가지 팁을 남긴다.
🎒 꼭 알아야 할 것들
✔️ 물은 무조건 사서 마실 것. 길거리 음식은 위생 상태를 꼭 확인하고 도전해야 한다.
✔️ 사원이나 종교 시설에 들어갈 때는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긴 옷이 필수다.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주자.
✔️ 택시를 탈 때는 미터기가 있는지 확인하고, 없다면 출발 전에 반드시 가격을 흥정해야 한다. “우버”나 “카림” 같은 앱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라 슈크란(고맙습니다)”, “살람 알레이쿰(안녕하세요)” 같은 기본적인 아랍어 인사를 알아두면 현지인들과 더 쉽게 친해질 수 있다.
✔️ 이 ‘자유 일정 패키지’는 정말 강력 추천한다. 두바이, 카이로, 아스완, 아부심벨, 콤옴보, 에드푸, 룩소르, 심지어 요르단의 페트라와 사해, 암만까지. 이 모든 곳의 항공과 숙박을 알아서 해결해주니, 여행자는 그저 현지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나처럼 계획 짜는 걸 귀찮아하지만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선택이다.
자유 일정 패키지로 떠난 여행이었지만, 항공과 숙박 걱정 없이 현지에서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어서 정말 만족스러웠다. 패키지의 편리함과 자유 여행의 즐거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그야말로 ‘하이브리드 여행’이었다.
길에서 만났던 친절한 아흐메드, 찻집에서 시끄럽게 떠들던 아저씨들, 시장에서 나에게 과일을 건네던 할머니. 스쳐 지나간 수많은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들과의 짧은 만남이 나의 이집트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
이집트 일주, 다음엔 또 다른 패키지로 떠나볼까? 페루나 인도 같은 곳도 이런 상품이 있다면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자유 일정 패키지,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