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4개국 13박 14일 겨울 여행 후기



서유럽 4개국 13박 14일 겨울 여행 후기

겨울의 서유럽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항공과 숙박이 포함된 자유 일정 패키지로 서유럽 4개국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을 13박 14일 동안 돌아볼 계획이었다. 패키지로 기본적인 것들은 해결하고 현지에서는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여행하고 싶었다.

여행사에서 예약한 패키지는 항공과 숙박만 포함되어 있어 일정은 온전히 내 맘대로 짤 수 있었다. 그것이 내게는 가장 큰 매력이었다. 가이드 없이, 정해진 일정 없이, 그저 내 발길 닿는 대로 여행할 수 있다는 것.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여권과 티켓을 들고 찍은 사진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여권과 티켓을 들고 찍은 사진



인천에서 파리까지의 12시간 비행. 패키지에 포함된 항공편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기내식도 나쁘지 않았고, 영화도 실컷 볼 수 있었다. 패키지로 예약했기에 체크인부터 수하물 처리까지 모든 과정이 수월했다. 직접 예약했다면 겪었을 번거로움을 생각하니 이 선택이 옳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리에 도착한 후 패키지에 포함된 호텔로 향했다. 사실 패키지 여행이라고 하면 변두리에 있는 저렴한 숙소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내가 묵게 된 호텔은 파리 중심가에서 지하철로 단 두 정거장 거리에 있었다.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작지만 아늑한 객실은 창문 너머로 파리의 지붕과 거리가 보이는 전망을 갖추고 있었다. 침대는 푹신했고 욕실도 청결했다. 아침 식사가 포함된 패키지라 매일 아침 프랑스식 조식을 즐길 수 있었다.


파리 호텔 창문에서 바라본 에펠탑 전망

파리 호텔 창문에서 바라본 에펠탑 전망



첫째 날, 나는 지도 앱을 끄고 그냥 걸었다. 미리 정해둔 계획도, 꼭 가봐야 할 리스트도 없이. 파리의 골목을 헤매다 보니 관광객들로 붐비는 메인 거리에서 벗어나 현지인들만 아는 작은 베이커리를 발견했다.

그곳에서 갓 구운 크루아상과 에스프레소 한 잔을 주문했다. 주인 아저씨는 내게 프랑스어로 무언가를 물었고, 나는 영어로 대답했다. 그는 웃으며 “한국에서 왔냐”고 물었다. 놀랍게도 그는 한국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했다. 우리는 서툰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고, 그는 내게 파리에서 꼭 가봐야 할 현지인 맛집 리스트를 손수 적어주었다.


파리 현지 베이커리에서 크루아상과 에스프레소

파리 현지 베이커리에서 크루아상과 에스프레소





다음 날은 에펠탑을 향해 걸었다.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가는 곳이지만, 직접 보니 그 웅장함에 압도되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대신, 나는 세느 강변에 앉아 에펠탑을 바라보며 와인 한 잔과 치즈를 즐겼다. 가끔은 뻔한 관광도 내 방식대로 하면 특별해진다.

파리에서의 3일을 마치고 기차로 베를린으로 향했다. 기차표는 현지에서 직접 구매했다. 패키지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이었지만, 유럽의 기차 여행은 그 자체로 경험이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유럽의 전원 풍경을 감상하며 6시간을 달렸다.

베를린의 호텔도 기대 이상이었다. 현대적인 디자인 호텔로, 객실은 넓고 쾌적했다. 조식 뷔페는 다양한 독일식 빵과 소시지, 치즈가 준비되어 있었다. 아침마다 배불리 먹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베를린에서는 우연히 만난 현지 대학생 그룹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호텔 근처 펍에서 맥주를 마시다 옆 테이블에서 한국에 관심이 많다는 독일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들은 나를 베를린의 숨겨진 장소들로 안내해 주었다.

우리는 그래피티로 가득한 골목길을 지나 작은 지하 클럽에 갔다. 그곳에서 베를린의 전자음악을 즐기며 밤을 보냈다. 계획에 없던 경험이었지만, 패키지 여행의 자유로움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베를린 그래피티 벽화 앞에서 현지 친구들과 찍은 사진

베를린 그래피티 벽화 앞에서 현지 친구들과 찍은 사진





독일에서 이탈리아로 넘어가는 길에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기차가 갑자기 파업으로 취소된 것이다. 당황했지만, 다행히 호텔에서 만난 다른 한국인 여행자들과 함께 렌터카를 빌려 로마로 향했다. 알프스를 지나는 드라이브는 계획에 없던 최고의 선물이었다.

로마에 도착해서는 패키지에 포함된 호텔에 체크인했다. 로마의 호텔은 작은 부티크 호텔로, 오래된 건물을 개조한 곳이었다. 방은 작았지만 위치가 콜로세움에서 걸어서 15분 거리라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

로마에서는 현지 음식 투어에 참가했다. 투어 가이드인 마르코는 로마 토박이로, 그의 할머니가 운영하는 작은 트라토리아로 우리를 데려갔다. 그곳에서 먹은 까르보나라는 내 인생 파스타였다. 마르코의 할머니는 나에게 파스타 만드는 법을 직접 가르쳐 주셨다.


로마 트라토리아에서 파스타 만들기 체험

로마 트라토리아에서 파스타 만들기 체험



스페인 바르셀로나가 마지막 목적지였다. 패키지에 포함된 호텔은 람블라스 거리 근처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았다. 발코니에서 바라본 바르셀로나의 거리는 활기가 넘쳤다.

바르셀로나에서는 가우디의 건축물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웅장함, 구엘 공원의 독특함, 카사 바트요의 아름다움까지. 가우디의 세계에 푹 빠져 이틀을 보냈다.

마지막 날, 바르셀로네타 해변에서 일몰을 보며 여행을 정리했다. 13박 14일 동안 4개국을 돌아다니며 느꼈던 감정들, 만났던 사람들, 맛봤던 음식들. 모두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실제로 이번 여행의 지출 내역을 정리해보니 패키지로 예약한 것이 훨씬 경제적이었다. 항공과 숙박을 포함해 230만원 정도였고, 현지 식비는 하루 평균 5만원, 교통비는 총 35만원, 관광과 기타 비용으로 45만원 정도를 썼다. 항공과 호텔을 직접 예약했다면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었을 것이다.

자유 일정 패키지 여행의 장점은 확실했다. 기본적인 항공과 숙박은 편하게 해결하고, 현지에서는 내 마음대로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 단체 관광객들처럼 빡빡한 일정에 쫓기지 않고, 개인 여행자처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다.

서유럽 4개국을 다녀온 후 깨달은 자유 일정 패키지 여행 팁을 공유하자면, 첫째, 현지 교통패스는 도착 직후 바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 둘째, 호텔 직원들에게 현지인 맛집을 물어보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 셋째, 주요 관광지는 아침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다. 넷째, 여행 중 하루 정도는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고 그냥 거리를 걷는 날로 정하면 의외의 발견이 있다. 다섯째, 현지인들과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 서툰 영어라도 용기를 내면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자유 일정 패키지로 떠난 서유럽 4개국 여행. 항공과 숙박 걱정 없이 현지에서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파리의 베이커리 주인, 베를린의 대학생들, 로마의 마르코와 할머니, 바르셀로나의 길거리 음악가까지. 모두 내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다음엔 어디로 떠날까? 북유럽? 동유럽? 어디든 자유 일정 패키지로 떠나볼 생각이다. 여행의 편리함과 자유로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 같다. 자유 일정 패키지,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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