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키나발루 5박 6일 자유 일정 패키지 여행 후기
여행사 사이트에서 항공+숙박 패키지를 예약하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괜찮았어. 따로 알아보는 번거로움 없이 클릭 몇 번으로 끝났다니까. 항공권이랑 호텔 따로 예약하면서 비교하고 고민하는 시간 절약한 것만으로도 이미 이득이었어.
비행기는 새벽에 출발했는데 공항 도착부터 체크인까지 모든 과정이 너무 편했어. 패키지라 그런지 체크인 카운터도 금방 찾았고. 비행 시간은 약 5시간 정도. 기내에서 영화 두 편 보고 나니 어느새 코타키나발루에 도착했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습한 열대 공기가 확 느껴졌어. 진짜 동남아 왔구나 싶더라. 입국 심사 통과하고 나오니 패키지 여행사에서 보낸 가이드가 내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어. 이런 작은 부분에서 패키지의 편리함이 느껴졌달까.
호텔로 이동하는 길에 가이드가 코타키나발루 기본 정보랑 주변 맛집, 관광지 같은 걸 알려줬는데 귀에 하나도 안 들어오더라. 그냥 창밖 풍경 보는 데 집중했어. 열대 나무들이랑 현지인들의 생활 모습이 신기했거든.
호텔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좋았어. 패키지라고 대충 잡아줄 줄 알았는데 4성급 호텔이었어. 로비부터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깜짝 놀랐지. 체크인도 빠르게 끝나고 방에 들어가니 바다가 보이는 오션뷰였어. 이거 혼자 예약했으면 비싸서 절대 안 했을 텐데.
이미지 생성 실패: 호텔 방에서 바라본 오션뷰
침대에 누워 잠깐 쉬다가 바로 나갔어. 첫날부터 시간 낭비하기 싫었거든. 가이드가 알려준 정보는 하나도 기억 안 나서 그냥 구글맵 켜고 ‘현지인 맛집’으로 검색했지. 호텔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로컬 시장으로 향했어.
길을 걷는데 더워 죽는 줄 알았어. 한국 여름이랑은 차원이 달랐어. 습한 열기가 피부에 달라붙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이게 여행이지. 에어컨 빵빵한 관광버스 타고 다니는 단체관광은 내 스타일이 아니야.
시장에 도착하니 정신없이 사람들이 오가고 이상한 냄새가 진동했어. 두리안 냄새였나 봐. 처음엔 좀 당황스러웠는데 곧 그 분위기에 빠져들었어. 가판대마다 이름도 모르는 과일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현지인들은 나같은 관광객 따윈 신경도 안 쓰고 자기 일에 바빴어.
배가 고파서 아무 가게나 들어갔는데, 영어 메뉴판이 없어서 당황했어. 그냥 옆 테이블 사람들이 먹는 거 가리키면서 “이거요” 했더니 주인아저씨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어. 나중에 알고 보니 ‘나시 르막’이라는 현지식 볶음밥이었는데, 생각보다 맛있더라. 향신료 냄새가 강했지만 먹다 보니 중독성 있었어.
식사하는데 옆 테이블에 앉은 현지인 여자가 말을 걸어왔어. 영어를 조금 할 줄 알았나 봐. 내가 혼자 여행 온 거 보고 신기했나 봐. 이름은 아이샤였고, 코타키나발루에서 나고 자란 현지인이었어. 내가 뭘 구경하면 좋을지 물어보니 관광객들이 잘 모르는 숨은 명소를 알려줬어.
아이샤가 추천해준 곳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작은 해변이었어. 다음날 바로 그곳으로 향했지. 택시를 타고 20분 정도 가니 관광객 하나 없는 조용한 해변이 나타났어. 모래는 하얗진 않았지만 바다는 맑고 투명했어. 현지인 몇 명만 있었고, 다들 나를 신기하게 쳐다봤어.
그 해변에서 하루종일 있었어. 책도 읽고, 바다도 들어가고, 그냥 멍때리기도 하고. 아무도 말 걸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니까 좋더라. 가끔 지나가는 현지인들이 미소 지어주는 것도 좋았고. 패키지로 왔지만 이런 자유가 있어서 좋았어.
세 번째 날은 조금 모험을 해보기로 했어. 가이드가 알려준 툰구압둘라만 해양공원으로 가기로 했어. 호텔에서 투어 예약하니 픽업까지 해주더라. 스노클링 장비랑 점심 도시락까지 포함된 가격이 생각보다 괜찮았어.
해양공원으로 가는 배를 타고 30분쯤 갔을까? 에메랄드 빛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어. 사진으로만 보던 그 바다색이 실제로 존재한다니 믿기지 않았어. 배에서 내리자마자 스노클링 장비 챙겨서 바다로 뛰어들었지.
물속은 완전 다른 세상이었어.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내 주변을 헤엄쳤고, 산호초도 가까이서 볼 수 있었어. 평소에 수영 잘 못하는데도 구명조끼 입고 스노클링하니까 괜찮더라. 물고기들이 손가락 사이로 지나가는 느낌이 신기했어.
점심은 배에서 먹었는데, 현지식 도시락이었어. 코코넛 밥이랑 매콤한 생선 요리, 열대과일까지. 배 위에서 먹는 밥이 꿀맛이더라. 식사 후에는 마누칸 섬에 들렀는데, 여기는 좀 관광객들이 많았어. 그래도 모래가 정말 하얗고 부드러워서 좋았어.
네 번째 날은 좀 쉬었어. 솔직히 전날 너무 놀아서 온몸이 아팠거든. 호텔 수영장에서 하루종일 빈둥거렸어. 가끔은 이런 날도 필요하더라고. 수영장 선베드에 누워서 책 읽고, 칵테일 마시고, 수영도 조금 하고. 이런 게 진짜 휴가 아닐까?
저녁에는 호텔 근처 나이트 마켓에 갔어. 길거리 음식 천국이었어. 뭐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맛있어 보이는 거 하나씩 사 먹었지. 사테(꼬치구이)랑 로띠(얇은 빵) 같은 건 이름을 알았는데, 나머지는 그냥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했어. 다 맛있었어. 특히 망고스틴이라는 과일은 처음 먹어봤는데 신세계였어.
마켓에서 만난 현지인 아저씨가 내일 일출 볼 수 있는 좋은 장소를 알려줬어. 호텔에서 택시 타고 15분 거리에 있는 작은 언덕이라고. 그래서 마지막 날 새벽 5시에 일어나서 그곳으로 향했어. 택시 기사가 처음엔 의아해했지만 데려다줬어.
언덕에 올라가니 코타키나발루 전체가 내려다보였어. 바다 위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어. 혼자 있어서 더 좋았어. 단체 관광이었으면 절대 이런 경험 못 했을 거야. 해 뜨는 걸 보면서 이번 여행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했어.
마지막 날이라 호텔 체크아웃하고 공항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시내 한 번 더 돌아봤어. 기념품 몇 개 사고, 마지막으로 현지 커피 한 잔 마셨지. 공항으로 가는 길에 창밖 풍경을 열심히 눈에 담았어. 다음에 또 올 수 있을까 싶어서.
돌이켜 보니 이번 여행은 정말 좋았어. 항공권이랑 숙소는 패키지로 편하게 해결하고, 현지에선 내 맘대로 돌아다닐 수 있어서 좋았어. 단체 관광처럼 빡빡한 일정에 쫓기지 않고, 개인 자유여행처럼 모든 걸 혼자 해결해야 하는 부담도 없었고.
실제로 이번 여행 비용도 생각보다 괜찮았어. 패키지(항공+숙박)가 80만원 정도였고, 현지에서 식비랑 교통비, 관광 비용 포함해서 50만원 정도 썼어. 항공이랑 호텔 따로 예약했으면 훨씬 더 들었을 텐데, 패키지로 해서 좀 아꼈어. 특히 혼자 여행이라 싱글룸 추가 비용이 있었는데도 패키지가 더 저렴했어.
자유 일정 패키지 여행의 장점은 확실히 있더라. 일단 항공이랑 숙소 예약하는 스트레스가 없어. 클릭 몇 번으로 끝나니까. 그리고 현지 도착했을 때 공항 픽업 서비스가 있어서 편했고. 무엇보다 현지에서는 완전 자유롭게 내 맘대로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게 최고였어.
코타키나발루 같은 곳은 특히 이런 여행이 잘 맞는 것 같아. 섬 투어나 스노클링 같은 건 현지에서 예약해도 되고, 시내는 걸어서 다닐 수 있을 만큼 작아서 교통 걱정도 없었거든. 영어도 어느 정도 통하고.
다음에 또 이런 여행 가게 되면 몇 가지 팁을 공유하자면, 일단 현지 화폐는 조금만 환전해 가는 게 좋아. 대부분 카드 쓸 수 있고, 현금은 시장이나 길거리 음식 먹을 때만 필요했어. 그리고 선크림은 한국 것보다 강한 걸로 가져가는 게 좋아. 적도 근처라 햇빛이 장난 아니거든. 마지막으로 현지인들에게 말 걸어보는 용기를 가져봐. 관광객들은 모르는 숨은 명소를 알려줄 수도 있어.
코타키나발루, 너무 좋았어. 다음엔 또 다른 동남아 나라로 자유 일정 패키지 여행을 떠나볼까 생각 중이야. 이런 여행 방식이 내 스타일인 것 같아.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