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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 4박 5일 가족 여행 후기



보라카이 4박 5일 가족 여행 후기

보라카이 가족 여행을 결심한 건 아이들이 여름 내내 바다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댔기 때문이에요. TV에서 하얀 모래사장과 투명한 바다를 보더니 둘째가 “아빠, 저기 가면 안 돼요?”라는 말을 시작으로 첫째까지 합세해 매일 바다 타령이었죠. 결국 가을 연휴를 이용해 보라카이행을 결정했어요.

출발 전날부터 아이들은 잠도 못 자고 “아빠, 내일 가는 거 맞지?” 하루에 열 번도 넘게 물어봤어요. 첫째는 자기 캐리어에 수영복을 세 벌이나 챙겨 넣더군요. 둘째는 인형 친구들을 데려가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결국 작은 인형 두 개만 허락했답니다.


캐리어 앞에서 신나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아이들

캐리어 앞에서 신나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아이들



아이들 짐 싸기는 정말 전쟁이었어요. 기저귀와 물티슈는 넉넉히, 간식은 비행기용과 이동용으로 구분해서, 장난감은 가벼운 것 위주로, 상비약과 여벌 옷은 예상보다 두 배로 준비했죠.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와 음료수도 잊지 않았어요. 이렇게 준비하고 나니 제 짐보다 아이들 짐이 훨씬 많더군요.

비행기 안에서 첫째는 창밖 구름을 보며 신기해하다가 금세 잠들었어요. 반면 둘째는 이륙할 때 귀가 아프다고 울었지만, 사탕을 물고 나서는 괜찮아졌어요. 그러다 비행기 화장실에 가겠다고 해서 데려갔는데, 좁은 공간에서 용무를 보고 나오더니 “아빠, 똥이 어디로 가요?”라고 물어서 당황했답니다. 승무원 누나가 웃으며 지나가는데 얼굴이 화끈거리더군요.

“비행기 화장실 똥은 하늘에서 새들이 먹어요”라고 둘러댔더니 첫째가 “거짓말! 그럼 똥새가 되잖아!”라며 까르르 웃었어요. 아이들의 순수한 웃음소리에 피곤함이 싹 달아났답니다.


비행기 창가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뒷모습

비행기 창가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뒷모습





보라카이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은 공항의 이국적인 분위기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변을 살폈어요. 첫째는 영어로 “헬로우”라고 말하는 연습을 하더니 공항 직원에게 용기내어 인사를 건넸고, 둘째는 저에게 꼭 붙어 모든 것이 신기한 듯 바라봤어요.

호텔로 이동하는 길에 창밖으로 보이는 야자수와 현지인들의 모습에 아이들은 연신 “와~”를 외쳤어요. 특히 트라이시클이라는 현지 교통수단을 보고는 “저거 타고 싶다!”고 졸라대서 나중에 꼭 타보기로 약속했답니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은 침대에서 폴짝폴짝 뛰기 시작했어요. 첫째는 “와~ 아빠 여기 봐! 바다가 보여!”라며 창문으로 달려갔고, 둘째는 욕실에 들어가 “우와, 화장실에 꽃이 있어!”라며 놀라워했죠. 호텔에서 준비해둔 작은 어메니티 세트를 보고는 마치 보물을 찾은 것처럼 기뻐했어요.


호텔 발코니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가족의 모습

호텔 발코니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가족의 모습



첫날은 시차적응과 휴식을 위해 호텔 주변만 둘러보기로 했어요. 화이트 비치에 발을 디디자마자 아이들은 신발을 벗어던지고 모래 위를 뛰어다녔어요. 첫째는 모래성을 쌓겠다며 열심히 모래를 모았고, 둘째는 파도가 발에 닿을 때마다 깔깔거리며 웃었죠.

“아빠, 이 모래 너무 하얗고 부드러워요!”
“엄마, 바다가 파란색이 아니라 초록색 같아!”

아이들의 눈에 비친 보라카이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했어요. 그 순수한 감탄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답니다.

다음 날은 본격적인 보라카이 탐험을 시작했어요. 아침 일찍 일어나 호텔 조식을 먹고 화이트 비치를 따라 산책했어요. 아이들은 모래 위에 그려진 발자국을 따라가며 놀았고, 해변에서 파는 작은 조개 목걸이에 반해 하나씩 사줬어요.

점심 시간에는 현지 레스토랑에서 필리핀 음식을 맛봤어요. 아이들이 입맛에 맞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두 아이 모두 망고 주스와 바비큐를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아빠, 이거 정말 맛있어요!”
“나 더 먹을래! 더 주세요!”

완판 성공이었죠! 아이들이 잘 먹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어요.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 가족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 가족



오후에는 호핑투어를 예약했어요. 작은 배를 타고 섬을 돌아다니는 프로그램인데,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거든요. 첫째는 배에 오르자마자 선장님 옆에 앉아 질문 세례를 퍼부었어요. 둘째는 처음엔 무서워했지만, 배가 출발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자 금세 즐거워했답니다.

푸카 비치에 도착해서는 아이들과 함께 스노클링을 했어요. 물안경을 쓰고 바다 속을 들여다보니 알록달록한 물고기들이 보였죠. 첫째는 용감하게 물속으로 들어가 물고기를 쫓아다녔고, 둘째는 제 등에 업혀 바다 구경을 했어요.

“아빠, 저기 노란 물고기가 있어요!”
“엄마, 나 무서워… 아니다, 재밌다!”

아이들의 표정이 순간순간 변하는 게 너무 귀여웠어요. 작은 모험을 통해 아이들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이 보여 가슴이 뭉클했답니다.

호핑투어 중에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어요. 둘째가 갑자기 멀미를 하기 시작한 거예요.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구토를 했죠. 다행히 준비해간 물티슈와 여벌 옷이 있어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어요. 이럴 때를 대비해 항상 비닐봉지와 물, 그리고 간단한 간식을 가방에 넣어두는 게 좋더군요.

호텔로 돌아와서 아이들은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우자마자 꿀잠에 빠졌어요. 오늘 정말 많이 뛰어놀았나 봐요. 잠든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여행의 피로가 싹 가시더군요. 아내와 함께 발코니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했답니다.

셋째 날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체험 활동을 찾아봤어요. 보라카이에는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더군요. 우리는 모래 조각 만들기 체험을 선택했어요. 전문가의 지도 아래 가족이 함께 모래성을 만드는 시간이었죠.

첫째는 성을 만들겠다며 열심히 모래를 쌓았고, 둘째는 조개를 주워와 장식하는 역할을 맡았어요. 두 시간 동안 온 가족이 함께 만든 모래성은 비록 전문가의 작품처럼 멋지진 않았지만, 우리에겐 최고의 작품이었답니다.


모래성을 만들며 즐거워하는 가족

모래성을 만들며 즐거워하는 가족





점심 식사 후에는 아이들에게 잠시 휴식 시간을 주고, 저녁에는 디몰이라는 쇼핑 거리를 방문했어요. 현지 기념품과 간식거리를 구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첫째는 친구들에게 줄 작은 선물을 고르는데 진지했고, 둘째는 화려한 조개 장식품에 눈을 뗄 수 없어 했어요.

저녁은 해변가 레스토랑에서 먹었는데, 일몰을 배경으로 식사를 하니 정말 로맨틱했어요. 아이들은 해변에서 뛰어놀다 배고프다고 하면 와서 한 입 먹고 또 놀러 가기를 반복했죠.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가 휴가의 묘미가 아닐까 싶었어요.

넷째 날은 아이들이 가장 기대했던 액티비티인 바나나보트를 타기로 했어요. 둘째는 처음엔 무서워했는데, 첫째가 먼저 용감하게 타는 걸 보고 “나도 할래!”라며 따라 나섰어요. 안전요원의 도움을 받아 구명조끼를 단단히 착용하고 바나나보트에 올랐죠.

보트가 출발하자 아이들은 처음엔 긴장했지만, 점점 속도가 붙자 환호성을 질렀어요. 파도를 가르며 달리는 짜릿함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답니다. 바나나보트에서 떨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그것조차 즐거운 추억이 되었어요.

오후에는 호텔 수영장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어요. 첫째는 수영을 배운 지 얼마 안 돼서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싶어 했고, 둘째는 튜브를 끼고 물장구를 치며 놀았죠. 아이들이 수영장에서 놀 때 항상 주의할 점은 절대 혼자 두지 않는 것, 그리고 충분한 수분 보충이에요.

마지막 날 아침, 아이들은 떠나기 아쉬워 울상을 지었어요. 첫째는 “아빠, 우리 여기 살면 안 돼요?”라고 물었고, 둘째는 “나 집에 안 갈래”라며 침대에 누워 일어나지 않았죠. 결국 “다음에 또 오자”는 약속으로 겨우 설득했답니다.

귀국 비행기에서 첫째가 그러더군요.
“아빠, 우리 또 여행 가자!”

네, 또 가자.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우리 가족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거예요. 아이들이 자라면서 이 기억들을 어떻게 간직할지 궁금하네요. 어쩌면 성인이 되어서도 “그때 보라카이 갔던 거 기억나?”라며 웃음 지을지도 모르겠어요.

가족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무엇보다 일정은 여유롭게 잡는 게 좋아요. 어른 기준의 절반 속도로 계획하세요. 아이들은 예상보다 쉽게 지치고, 작은 것에도 오래 관심을 보이니까요.

아이 간식은 필수예요. 배고프면 아이들 기분이 급격히 나빠지거든요. 낮잠 시간도 꼭 확보해주세요. 특히 오후 일정은 가볍게 잡는 게 좋아요. 그리고 아이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코스를 넣어주면 여행이 훨씬 즐거워져요. 우리 첫째는 바다생물에 관심이 많아서 스노클링을 특히 좋아했답니다.

마지막으로, 사진은 정말 많이 찍으세요. 나중에 보면 그때의 추억이 생생하게 떠오르거든요. 아이들의 순간순간 표정과 반응은 정말 보물 같아요.

보라카이 가족 여행,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행복한 기억들로 가득 찬 시간이었어요. 아이들과 함께한 여행은 분명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그 어떤 여행보다 특별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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