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9박 10일 겨울 가족여행 후기



스위스 9박 10일 겨울 가족여행 후기

스위스 가족 여행을 결심한 건 첫째가 TV에서 알프스 설경을 보고 “저기 눈 위에서 놀고 싶어요!”라고 조르던 순간부터였어. 둘째도 형이 말하는 걸 듣고 “나도 눈 놀이 할래!”라며 들썩들썩. 아이들의 순수한 동경에 아내와 눈빛만 교환하고 바로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지.

출발 전날부터 아이들은 잠도 못 자고 “아빠, 내일 진짜 가는 거 맞지?”라며 하루에 열 번도 넘게 물어봤어. 첫째는 자기 캐리어를 직접 싸겠다고 고집을 부리더니 결국 장난감만 가득 넣어서 다시 정리하느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어.


여행 가방을 싸면서 장난감을 고르는 아이들

여행 가방을 싸면서 장난감을 고르는 아이들



아이들 짐 싸기는 정말 전쟁이야. 기저귀와 물티슈는 넉넉히, 간식은 비행기용과 이동용으로 구분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은 장난감들, 상비약, 그리고 여벌 옷은 예상보다 두 배로! 특히 겨울 스위스라 방한용품도 한가득. 결국 캐리어 두 개로는 모자라서 세 개를 꽉꽉 채웠어.

첫째는 비행기를 좋아해서 창가 자리에 앉아 구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둘째는 이륙할 때 귀가 아프다고 울어서 사탕을 물려주고 달래느라 진땀을 뺐어. 12시간이 넘는 비행 시간 동안 아이들 화장실 데려가기, 간식 먹이기, 심심해서 보채지 않게 달래기… 정말 전쟁이었지만 스위스에 도착한다는 생각에 모두 설렘 가득했어.


비행기 창가에 앉아 구름을 가리키며 즐거워하는 첫째

비행기 창가에 앉아 구름을 가리키며 즐거워하는 첫째





취리히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은 눈 덮인 풍경에 환호성을 질렀어. “와, 진짜 하얀 나라다!” 첫째가 창밖을 보며 소리쳤지. 가이드님께서 우리를 픽업해주셔서 호텔까지 편하게 이동했는데, 차 안에서도 아이들은 창밖 풍경에 눈을 떼지 못했어.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은 침대에서 폴짝폴짝 뛰기 시작했어. “아빠, 이 침대 완전 푹신푹신해!” 둘째는 베개 던지기 놀이를 시작했고, 첫째는 방 구석구석을 탐험하며 “와~ 여기 봐! 저기 봐!” 하면서 호기심 천국에 빠졌어.


호텔 침대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호텔 침대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첫날은 시차 적응을 위해 가볍게 호텔 주변만 산책했어. 우리가 묵은 인터라켄은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곳이었어. 주변에 공원도 있고 호수도 있어서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았지. 첫째는 눈 위에서 뛰어다니며 “아빠, 발자국 봐!” 하면서 신나했고, 둘째는 처음 만져보는 눈의 감촉에 신기해하다가 금세 장갑이 젖어버렸지.

저녁은 호텔 근처 가족 레스토랑에서 해결했는데, 스위스 전통 요리인 치즈 퐁듀를 시켰어. 아이들은 처음에는 낯설어했지만 빵에 치즈를 찍어 먹으니 생각보다 잘 먹더라고. “아빠, 이거 치즈 피자 맛이야!” 첫째가 말하자 둘째도 따라 먹기 시작했어.

다음 날부터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됐어. 융프라우요흐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났는데, 아이들은 설렘 때문인지 알람보다 먼저 일어나 있었어. 기차 안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설경에 아이들은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지. “우와, 진짜 하얀 세상이다!” “아빠, 저기 눈사람 만들 수 있을까?”


융프라우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창밖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가족

융프라우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창밖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가족



융프라우에 도착해서는 아이스팰리스(얼음궁전)를 구경했어. 얼음으로 만든 조각상과 미끄러운 얼음 미로를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어. 첫째는 얼음 미끄럼틀을 타며 “아빠도 타봐!” 하고 외쳤고, 둘째는 처음엔 무서워했지만 형이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보더니 “나도 할래!” 하면서 용기를 내더라고.

스핑크스 전망대에서는 알프스의 장엄한 풍경을 볼 수 있었는데, 첫째는 망원경으로 산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둘째는 추워서 엄마 품에 안겨있었지. 아이들과 함께라서 모든 전망대를 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아이들 페이스에 맞춰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면서 즐겁게 구경했어.


스핑크스 전망대에서 알프스를 배경으로 찍은 가족사진

스핑크스 전망대에서 알프스를 배경으로 찍은 가족사진



점심은 산 위 레스토랑에서 먹었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정말 환상적이었어. 아이들은 스위스 소시지와 해시브라운을 맛있게 먹었고, 디저트로 나온 초콜릿 케이크는 순식간에 완판! 첫째가 “엄마, 이거 진짜 맛있어!”라고 하자 둘째도 “나 더 먹을래!”라며 포크를 들고 기다리는 모습이 귀여웠어.

융프라우에서 내려와 그린델발트 마을을 구경했어. 겨울 동화 같은 이 마을에서 아이들은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면서 신나게 놀았어. 마을 곳곳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 있어서 더 분위기가 좋았지. 작은 기념품 가게에서 아이들이 각자 마음에 드는 기념품을 고르게 했는데, 첫째는 스위스 칼을, 둘째는 작은 소 인형을 골랐어.

여행 중에는 항상 변수가 있기 마련이야. 셋째 날에는 둘째가 갑자기 열이 나서 당황했는데, 다행히 출발 전에 챙겨간 해열제가 있어서 바로 대처할 수 있었어. 그날은 계획했던 일정을 조금 줄이고 호텔에서 휴식을 취했지. 여행 중 아이들 건강이 최우선이니까. 아이들과 여행할 때는 여유 있는 마음이 제일 중요해.


그린델발트 마을에서 눈사람을 만드는 아이들

그린델발트 마을에서 눈사람을 만드는 아이들





인터라켄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루체른으로 이동했어. 루체른은 아름다운 호수와 역사적인 건물들이 있는 도시인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스위스 교통 박물관이 있어서 꼭 가보고 싶었거든. 실제로 아이들은 박물관에서 기차, 자동차, 비행기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아했어.

“아빠, 나 비행기 조종사 할래!” 첫째가 비행기 시뮬레이터 앞에서 외치자 둘째도 “나도 할래!”라며 따라했지.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하루 종일 있어도 지루하지 않았어. 특히 미니어처 기차를 직접 운전해볼 수 있는 코너는 줄을 서서 세 번이나 탔어.



루체른에서는 카펠교와 수변 산책로를 걸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했어. 첫째는 호수 위 백조들에게 먹이를 주며 즐거워했고, 둘째는 호숫가에서 돌을 던지며 물수제비를 하려고 했지만 잘 안 되어서 투덜거렸어. “아빠, 이거 어떻게 하는 거야?” 아빠인 내가 시범을 보이려 했지만… 나도 잘 안 되어서 다 같이 웃었지.

저녁은 현지 가이드님 추천으로 전통 스위스 레스토랑에 갔어. 라클렛이라는 치즈 요리를 시켰는데, 녹인 치즈를 감자에 부어 먹는 요리였어. 아이들이 처음에는 치즈 냄새가 강하다며 망설였지만, 맛보더니 의외로 잘 먹었어. 첫째가 “이거 피자보다 더 맛있어!”라고 하니까 둘째도 따라 먹기 시작했지.

루체른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베른으로 이동했어. 베른은 스위스의 수도로 곰 공원과 아인슈타인이 살았던 집으로 유명한 곳이야. 아이들은 곰 공원에서 실제 곰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신기해했어. “아빠, 저 곰이 진짜 곰이야?” 둘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지.



베른의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름다운 곳이야. 중세 시대의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있는 거리를 걸으며 아이들에게 간단한 역사 이야기도 해줬어. 물론 첫째만 관심을 보였고 둘째는 아이스크림에 더 관심이 많았지만. 베른의 시계탑 앞에서는 정각에 인형들이 움직이는 쇼를 볼 수 있었는데,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어.

마지막으로 취리히로 이동해 이틀간 머물렀어. 취리히는 스위스에서 가장 큰 도시로 쇼핑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야. 리마트 강변을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도시 풍경을 감상했고, 취리히 동물원에도 갔어. 동물원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였어. 특히 펭귄과 북극곰을 보면서 첫째는 “아빠, 저 동물들은 왜 추운 데 살아?”라며 호기심을 보였지.

9박 10일간의 스위스 여행은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어. 아이들과 함께한 여행이라 때로는 힘들기도 했지만, 아이들의 순수한 반응과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모든 피로가 날아갔어. 특히 첫째가 비행기에서 귀국하면서 “아빠, 우리 또 여행 가자!”라고 말했을 때는 가슴이 뭉클했어.

아이들과 여행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여유로운 일정이야. 어른 기준의 절반 속도로 일정을 잡는 게 좋아. 우리도 처음에는 욕심을 내서 많은 곳을 가려고 했지만, 아이들 체력과 컨디션을 고려해 일정을 조정했어. 그리고 간식은 필수! 배고프면 아이들 기분이 확 나빠지거든. 우리는 항상 가방에 초콜릿, 과일, 크래커 같은 간식을 챙겼어.

낮잠 시간도 중요해. 특히 어린 둘째는 오후에 한 시간 정도 자야 저녁까지 기분 좋게 지낼 수 있었어. 그래서 오후 일정은 가볍게 잡고, 호텔로 돌아와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지. 그리고 아이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일정을 짜는 것도 중요해. 우리 첫째는 기차에 관심이 많아서 교통 박물관을 일정에 넣었고, 둘째는 동물을 좋아해서 동물원과 곰 공원을 꼭 방문했어.

마지막으로, 사진은 정말 많이 찍어두는 게 좋아. 지금은 아이들이 어려서 기억을 못할 수도 있지만, 나중에 커서 사진을 보며 추억을 되새길 수 있으니까. 우리는 매일 100장 넘게 찍었는데, 귀국해서 앨범으로 만들어 아이들과 함께 보고 있어.

스위스 가족 여행, 아이들이 자라면서 이 기억들이 소중한 추억이 될 거라고 생각해. 첫째가 비행기에서 그랬잖아. “아빠, 우리 또 여행 가자!” 네, 또 가자. 더 많은 추억을 쌓기 위해.

가족 여행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분명 힘들지만, 그만큼 더 특별한 추억이 된다는 걸 기억해줘. 다음에는 어디로 떠나볼까? 아이들과 함께라면 어디든 좋을 것 같아.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