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4박 5일 자유 일정 여행 후기



세부 4박 5일 자유 일정 여행 후기

봄바람이 살랑이던 3월,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어요. “바다가 보고 싶다.” 그렇게 시작된 세부행 비행기 예약. 항공과 숙소만 미리 잡아두고 현지에서는 마음 가는 대로 돌아다니는 여행을 계획했어요. 출발 전날까지 일에 치여 제대로 된 계획 하나 세우지 못했지만, 오히려 그게 더 설레더라고요.

인천공항에 도착해 탑승 수속을 마치고 게이트로 향하는 길, 어깨가 가벼워지는 기분이었어요.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해방감이랄까? 비행기 안에서는 세부에 대한 가이드북을 훑어보며 대략적인 정보만 챙겼어요.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찍은 셀카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찍은 셀카




약 5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막탄-세부 국제공항. 후덥지근한 공기가 저를 반겨주더라고요. 미리 예약해둔 호텔 셔틀버스를 타고 숙소로 향했어요. 창밖으로 보이는 필리핀의 풍경이 너무 신기했어요. 오토바이가 정말 많더라고요!

호텔은 막탄 섬에 위치한 리조트였는데,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어요. 탁 트인 바다 전망에 야자수가 늘어선 수영장까지, 그야말로 휴양지 그 자체였어요. 체크인을 마치고 방에 들어서니 창 너머로 에메랄드빛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졌어요.


호텔 수영장과 바다 전경

호텔 수영장과 바다 전경




첫날은 시차적응도 할 겸 호텔에서 여유롭게 보냈어요. 수영장에서 책도 읽고, 해변가를 산책하며 마음을 정리했죠. 저녁은 호텔 근처 현지 식당에서 해결했는데, 세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레촌(통돼지구이)을 주문했어요. 바삭바삭한 껍질과 부드러운 속살의 조화가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다음날, 본격적인 탐험을 시작했어요. 호텔 프론트에서 택시를 불러 세부 시내로 향했어요. 운전사 아저씨가 친절하게도 관광지를 추천해주셨는데, 특히 마젤란의 십자가와 산토 니뇨 성당은 꼭 가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세부 시내는 생각보다 북적였어요. 역사적인 장소들을 둘러보며 필리핀의 역사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죠. 마젤란의 십자가는 생각보다 작았지만, 그 의미는 컸어요. 필리핀에 기독교가 전파된 시초라고 하네요.


마젤란의 십자가와 산토 니뇨 성당

마젤란의 십자가와 산토 니뇨 성당




점심은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시장 근처 식당에서 먹었어요. 메뉴판을 읽을 수 없어서 그냥 옆 테이블에서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가리키며 주문했죠. 나중에 알고 보니 “시니강”이라는 필리핀 전통 수프였어요. 새콤달콤한 맛이 정말 독특했어요!

식사 후에는 지도 앱을 끄고 그냥 걸었어요. 관광객이 잘 가지 않는 골목길로 들어가 현지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었죠. 아이들이 좁은 길에서 공놀이를 하고, 할머니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정겨웠어요.

우연히 발견한 작은 카페에 들어갔는데, 이게 웬걸? 커피가 정말 맛있는 거예요! 바리스타 청년과 이야기를 나누게 됐는데, 그는 호주에서 바리스타 공부를 하고 고향인 세부로 돌아와 카페를 열었다고 해요. 그의 추천으로 내일은 세부 탑스라는 전망대에 가보기로 했어요.


현지 카페에서 마신 아이스 커피

현지 카페에서 마신 아이스 커피






셋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나 택시를 타고 세부 탑스로 향했어요. 가는 길이 꽤 험했지만, 도착해서 본 전망은 그 모든 수고를 보상해주기에 충분했어요. 세부 시내와 주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파노라마 뷰! 사진으로 담아도 그 웅장함을 다 표현할 수 없었어요.

그곳에서 우연히 한국인 배낭여행자 커플을 만났어요. 그들은 이미 필리핀을 한 달째 여행 중이었고, 보홀이라는 섬을 강력 추천해주었어요. 내일 당일치기로 보홀 투어를 해보기로 결정했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현지 시장에 들렀어요. 형형색색의 과일들과 처음 보는 식재료들이 가득했어요. 망고가 특히 맛있어 보여서 몇 개 샀는데, 정말 달콤하고 부드러웠어요! 호텔 방에서 망고를 먹으며 내일 보홀 투어를 예약했어요.

넷째 날은 아침 일찍 보홀로 향하는 페리를 탔어요. 약 2시간 정도 걸렸는데, 배 위에서 바라본 바다가 너무 아름다웠어요. 보홀에 도착해서는 현지 가이드를 만나 투어를 시작했어요.

초콜릿 힐스는 정말 신기했어요! 수백 개의 언덕이 마치 초콜릿처럼 늘어서 있는 모습이 환상적이었죠. 그리고 필리핀의 특산 동물인 안경원숭이(타르시어)도 만났어요. 손바닥만 한 크기에 커다란 눈을 가진 모습이 너무 귀여웠어요.


보홀 초콜릿 힐스 전경

보홀 초콜릿 힐스 전경




로복 강에서는 크루즈를 타며 점심을 먹었어요. 강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며 먹는 필리핀 전통 뷔페는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현지 음악가들의 공연도 함께해서 더욱 즐거웠죠.

저녁에 세부로 돌아와서는 호텔 근처 해변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어요. 모래사장에 앉아 별을 보며, 이번 여행을 되돌아봤어요. 계획 없이 떠난 여행이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특별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 날, 체크아웃 시간까지 호텔 수영장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했어요. 필리핀의 따뜻한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이 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마지막 날 호텔 해변에서 찍은 일몰 사진

마지막 날 호텔 해변에서 찍은 일몰 사진




세부에서의 4박 5일은 짧았지만 정말 알찼어요. 항공과 숙소만 미리 예약해두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즉흥적으로 결정했는데, 이런 여행 방식이 저에게 잘 맞는 것 같아요. 계획에 얽매이지 않고, 그날의 기분과 날씨에 따라 일정을 조정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세부에서 만난 사람들도 잊지 못할 거예요. 친절한 택시 기사님, 카페의 바리스타 청년, 보홀 투어에서 만난 가이드까지. 그들의 미소와 친절함이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었어요.

여행을 다녀온 후 친구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팁이 있다면, 첫째, 현지 화폐는 공항보다 시내 환전소에서 바꾸는 게 훨씬 유리해요. 둘째, 그랩(Grab) 앱을 미리 설치해가면 택시 잡기가 훨씬 편해요. 셋째, 자외선이 정말 강하니 선크림은 필수! 넷째, 현지 음식을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보세요. 마지막으로, 계획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그날의 기분에 따라 여행하는 것도 좋아요.

세부, 다음에 또 만나자. 그땐 더 많은 섬을 탐험하고 싶어. 아직 보지 못한 곳이 너무 많이 남았으니까. 다음엔 좀 더 긴 시간 동안 머물면서 더 깊이 있게 세부를 느껴보고 싶어요. 그때까지 안녕, 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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