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하롱베이 4박 5일 여행 후기
사실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어요. 아직 어린 두 아이를 데리고 해외로 나간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잖아요. 짐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이며, 낯선 환경에 아이들이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음식은 입에 맞을까, 온갖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죠.
하지만 걱정도 잠시, 아이들의 들뜬 모습을 보니 저도 덩달아 신이 나더라고요. 5살 첫째는 여행 간다는 말에 뛸 듯이 기뻐하며 자기 장난감 캐리어를 꺼내 짐을 싸기 시작했고, 3살 둘째는 형이 하는 건 뭐든 따라 해야 직성이 풀리는 터라 작은 가방에 온갖 인형을 쑤셔 넣기 바빴어요. 그 모습을 보고 아내와 저는 한참을 웃었답니다.
여행 전날 밤, 아이들은 좀처럼 잠들지 못했어요.
“아빠, 우리 정말 내일 비행기 타는 거 맞아?”
“응, 그럼.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공항 가야 하니까 얼른 자야지.”
“비행기 타면 구름 위로 올라가는 거야? 구름 만져볼 수 있어?”
아이의 순수한 질문에 저도 덩달아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죠. 그렇게 아이들을 재우고 아내와 마주 앉아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우리 정말 대단하다”고 서로를 다독였어요.
출발 당일,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여 공항에 도착했어요. 거대한 비행기를 처음 본 아이들은 눈이 휘둥그레졌죠. 특히 첫째는 비행기가 이륙하자 창문에 딱 붙어서는 “우와! 우리 집이 개미처럼 작아졌어!”라며 소리치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반면 둘째는 낯선 소리와 환경에 긴장했는지 제 품에 꼭 안겨 있다가 이륙과 동시에 쌔근쌔근 잠이 들었어요. 덕분에 생각보다 평화로운 비행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하노이 공항에 도착하니 후끈한 열기가 우리를 반겼어요. 한국과는 다른 공기, 낯선 언어,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했죠. 미리 준비된 차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는 동안 창밖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오토바이 행렬을 보며 아이들은 또 한 번 감탄사를 연발했어요.
“아빠, 저 오토바이 좀 봐! 엄청 많아!”
“그러게, 다들 어디를 저렇게 바쁘게 가는 걸까?”
이런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 여행의 일부가 되는 순간이었어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세상을 바라보니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을 풍경도 새롭게 다가오더라고요.
드디어 숙소에 도착!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아이들은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침대 위로 뛰어올라 방방 뛰기 시작했어요. 아마 세상에서 가장 푹신한 트램펄린을 만난 기분이었을 거예요.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 동안 저희 부부는 짐을 풀고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죠. 창밖으로 보이는 하노이 시내 풍경을 바라보며 ‘아, 정말 여행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날 일정은 여유롭게 시작했어요. 아이들과의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리하지 않는 것’이니까요. 먼저 찾은 곳은 호안끼엠 호수였어요. 잔잔한 호수와 주변의 울창한 나무들이 어우러져 무척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냈죠. 저희는 호수 주변을 천천히 산책하며 여유를 만끽했어요. 첫째는 신나서 아장아장 걸어 다니고, 둘째는 유모차에 앉아 주변 풍경을 구경하느라 바빴답니다.
호수 한가운데 붉은색 다리를 건너면 나오는 응옥썬 사당도 들렀어요. 아이들에게는 낯선 풍경이었을 텐데도 의외로 흥미를 보이더라고요. 특히 사당 안에 박제된 거대한 거북이를 보고는 신기해서 한참을 떠나지 못했어요. 여기서 작은 팁 하나! 아이들과 함께라면 유모차는 필수예요. 걷다가 지칠 때쯤 태워주면 아이도 편하고, 부모도 편하답니다.
저녁 식사는 아이들 입맛에 맞을 만한 곳을 찾는 게 관건이었죠. 고민 끝에 찾아간 식당에서 쌀국수와 분짜를 주문했는데, 다행히 아이들이 정말 잘 먹어주었어요. 특히 달콤 짭짤한 소스에 찍어 먹는 분짜는 첫째의 최애 메뉴가 되었답니다. “아빠, 이거 진짜 맛있다! 더 줘!”를 외치며 한 그릇을 뚝딱 비우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뿌듯하던지요.
다음 날, 저희는 하롱베이로 향했어요. 수천 개의 석회암 섬들이 바다 위에 떠 있는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죠. 유람선을 타고 섬 사이를 유유히 지나가는데, 마치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아이들도 처음 보는 신비로운 풍경에 넋을 잃고 바라보더라고요.
“엄마, 저 산은 왜 물 위에 떠 있어?”
“신기하지? 아주아주 오랜 시간 동안 비와 바람이 만들었대.”
유람선 위에서 맛보는 해산물 요리도 일품이었어요. 갓 잡은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요리는 아이들 입맛에도 잘 맞았는지, 평소에는 잘 먹지 않던 생선 요리도 맛있게 먹어주었답니다.
하롱베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카약 체험’이었어요. 처음에는 물이 무섭다며 망설이던 둘째도, 형이 씩씩하게 노를 젓는 모습을 보더니 “나도 할래!”라며 용기를 내더라고요. 아내와 제가 각각 아이 한 명씩을 태우고 함께 노를 저으며 동굴 속을 탐험했는데, 그 순간의 설렘과 감동은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동굴 안에서 울려 퍼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아요.
여행 중 예상치 못한 순간도 있었어요.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에 옷이 흠뻑 젖기도 하고, 길을 잃어 잠시 헤매기도 했죠. 하지만 그런 순간들마저도 즐거운 추억이 되었어요. 비를 피해 들어간 작은 카페에서 마셨던 달콤한 베트남 커피 맛, 길을 물어보려 손짓 발짓해가며 현지인과 소통했던 순간들. 모든 것이 여행의 일부였고, 소중한 경험이 되었답니다.
어느덧 여행의 마지막 밤, 호텔로 돌아와 아이들을 씻기고 나니 눕자마자 깊은 잠에 빠져들었어요. 하루 종일 신나게 뛰어논 탓이겠죠. 쌔근쌔근 잠든 아이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아내와 저는 조용히 미소 지었어요. 이번 여행을 통해 아이들이 한 뼘 더 성장한 것 같아 가슴 벅찼답니다.
이번 4박 5일간의 하노이/하롱베이 가족 여행은 저희 가족에게 정말 특별한 시간이었어요. 아이들이 커가면서 오늘을 얼마나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웃고 떠들고, 새로운 것을 보고 느꼈던 이 순간들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따뜻한 추억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요.
여행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첫째가 제게 속삭였어요.
“아빠, 우리 다음에 또 여행 가자! 그때는 더 재미있는 거 하자!”
그 말 한마디에 여행의 모든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이었어요. 그럼, 또 가야지. 우리 가족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혹시 아이와 함께하는 베트남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떠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함께 웃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함께 대처해나가면서 가족의 사랑은 더욱 단단해질 테니까요. 저희 가족의 소소한 여행기가 여러분의 용기에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총 경비는 항공권과 숙소를 포함해서 4인 가족 기준으로 약 350만 원 정도 들었어요. 현지 물가가 저렴해서 식비나 교통비 부담은 적은 편이었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인 만큼, 일정을 빡빡하게 짜기보다는 하루에 한두 가지 활동 중심으로 여유롭게 움직이는 것을 추천해요. 예를 들어 오전에는 관광지를 둘러보고, 점심 식사 후에는 호텔에서 아이들 낮잠 시간을 충분히 주는 거죠. 오후에는 가볍게 산책을 하거나 수영을 즐기는 식으로요. 저희는 이번에 동물보다는 자연 풍경에 관심이 많은 첫째를 위해 하롱베이 일정을 중심으로 계획했는데, 아이의 관심사를 고려해서 코스를 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거예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진 많이 찍어두기! 나중에 보면 다 추억이더라고요. 다들 행복한 가족 여행 준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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