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하롱베이 4박 5일 가족 여행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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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를 앞두고 아내가 보여준 사진 한 장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에메랄드빛 바다 위에 수천 개의 섬이 그림처럼 떠 있는 풍경, 바로 하롱베이였다. 그걸 본 첫째가 눈을 반짝이며 외쳤다.
“우와, 아빠! 저 배 나도 탈래!”
그 한마디에 우리의 여름휴가 목적지는 하노이/하롱베이로 결정되었다. 아이 둘을 데리고 모든 것을 계획하는 자유여행은 아직 엄두가 나지 않아, 이번에는 모든 것이 포함된 가족 패키지 여행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는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다.
출발 전날부터 아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자려고 누웠다가도 벌떡 일어나서는 하루에 열 번도 넘게 물어봤다.
“아빠, 우리 진짜 내일 비행기 타는 거 맞지?”
그 설렘 가득한 얼굴을 보니 벌써부터 여행이 시작된 것만 같았다.
출발 전날 밤, 우리 집은 작은 전쟁터가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에서 가장 큰 관문은 역시 짐 싸기일 것이다. 어른 짐은 간단하지만, 아이들 짐은 챙겨도 챙겨도 끝이 없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챙겨야 할 것들이 산더미 같았다. ✔️ 기저귀와 물티슈는 평소보다 훨씬 넉넉하게 챙겼고, ✔️ 비행기나 차에서 보챌 때를 대비한 간식도 종류별로 가득 담았다. ✔️ 아이들이 심심하지 않도록 작은 장난감 몇 개와 스티커북도 필수였다. ✔️ 혹시나 아플까 봐 상비약은 종류별로 꼼꼼히 챙겼고, ✔️ 옷은 언제 어떻게 더러워질지 몰라 평소의 두 배로 준비했다. 이 모든 것을 혼자 준비했다면 시작도 전에 지쳤을 것이다.
드디어 출발 당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아이들은 거대한 비행기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첫째는 창가에 딱 붙어 구름 위를 나는 내내 감탄사를 연발했고, 둘째는 이륙과 동시에 곯아떨어져 도착할 때까지 푹 자는 효자 노릇을 했다.
긴 비행과 이동 시간은 아이들에게 힘든 시간일 수 있다. 첫째가 잠시 지루해할 때쯤, 미리 준비해 간 스티커북이 빛을 발했다. 이번 여행은 모든 이동을 전용 차량으로 해서 정말 편했다. 아이들이 차에서 잠들어도 깨울 필요 없이 숙소까지 편안하게 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하노이의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은 침대 위로 뛰어올라 방방 뛰며 난리가 났다. 낯선 공간에 대한 호기심과 즐거움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와~ 엄마 여기 봐! 침대가 엄청 푹신해!”
“아빠 저기 창밖에 오토바이 진짜 많아!”
아이들의 눈에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는 모양이다. 그 모습을 보니 피곤함이 싹 가시는 기분이었다.
다음 날, 본격적인 투어가 시작되었다. 우리가 처음으로 향한 곳은 하노이의 심장이라 불리는 호안끼엠 호수였다. 잔잔한 호수와 주변의 푸른 나무들이 어우러져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었다.
가이드님의 설명을 들으며 호수 주변을 산책하는데, 아이들은 비둘기를 쫓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첫째는 거북탑을 보며 “저기 거북이가 살아?” 하고 물었고, 둘째는 그저 신나게 뛰어다니기 바빴다. 이곳은 유모차를 끌기에도 길이 잘 되어 있어 어린아이와 함께 오기 참 좋았다. 근처에 화장실이나 잠시 쉴 카페도 많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 아이와 함께라면 너무 빡빡한 일정보다는 이렇게 한곳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아이들의 속도에 맞춰주는 것이 평화로운 여행의 비결이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하롱베이 크루즈였다. 수천 개의 석회암 섬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웅장하고 신비로웠다. 아이들은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것 같다며 연신 감탄했다.
크루즈를 타고 가다가 잠시 멈춰 석회 동굴을 탐험하는 시간이 있었다. 둘째는 어두운 동굴이 처음에는 조금 무서웠는지 내 뒤에 숨었다. 하지만 첫째가 씩씩하게 먼저 앞장서서 걸어가자, 그 모습을 보고 용기를 냈는지 “나도 갈래!” 하며 손을 꼭 잡고 따라나섰다.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꾸며진 동굴 내부를 보며 아이들은 보물찾기라도 하는 듯 즐거워했다.
여행에서 식사 시간은 즐거움이자 동시에 가장 큰 고민거리다. 아이들이 먹을 만한 음식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패키지에 포함된 식당들이 대부분 현지식이면서도 아이들 입맛에 맞는 메뉴를 갖추고 있었다.
특히 한 식당에서 맛본 분짜는 어른들 입맛에 딱이었고, 아이들을 위해서는 맵지 않은 볶음밥과 쌀국수를 주문할 수 있었다. 다행히 아이들은 낯선 음식도 거부감 없이 잘 먹어주었다.
첫째: “엄마, 이 볶음밥 진짜 맛있어!”
둘째: “나 국수 더 먹을래!”
아이들이 밥그릇을 싹 비우는 모습을 보니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이것이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물론 여행 중에는 항상 예상치 못한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옌뜨 국립공원의 케이블카를 타러 가던 날, 갑자기 둘째가 졸리다며 울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오후의 무더위와 낯선 환경에 지쳤던 모양이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당황하지 않고 아이의 컨디션을 먼저 살피는 것이다. 우리는 잠시 일정을 멈추고 그늘에 앉아 아이에게 시원한 물과 간식을 주며 달랬다. 패키지 여행이었지만 가이드님이 유연하게 대처해주셔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움직일 수 있었다. 아이들과의 여행에서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여유로운 마음이 필수다.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면 아이들은 샤워를 하자마자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온종일 신나게 보고, 듣고, 뛰어놀며 에너지를 모두 쏟아부은 모양이다. 쌔근쌔근 잠든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화로 가득 찼다.
이번 여행을 통해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에 대해 몇 가지 중요한 점을 다시금 깨달았다.
👨👩👧👦 첫째, 일정은 무조건 여유롭게 짜야 한다. 어른 기준으로 계획하면 아이들은 금방 지친다. 어른 걸음의 절반 속도로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 둘째, 아이 간식과 물은 생명수와 같다. 배고프고 목마르면 아이들의 기분은 급격히 나빠진다. 언제 어디서든 꺼내 줄 수 있도록 항상 넉넉히 챙겨야 한다.
👨👩👧👦 셋째, 낮잠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주는 것이 좋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라도 잠시 눈을 붙이게 하면 오후 일정을 훨씬 수월하게 소화할 수 있다.
👨👩👧👦 넷째, 아이의 관심사를 일정에 반영하면 만족도가 배가 된다. 우리 아이처럼 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하롱베이 크루즈 같은 활동에 훨씬 더 큰 기쁨을 느낀다.
👨👩👧👦 다섯째, 사진과 영상은 귀찮더라도 많이 남겨두는 것이 좋다. 힘든 순간은 잊히고, 행복한 기억만 남아 나중에 보면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보물이 된다.
많은 분이 궁금해하실 경비도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다. 우리 4인 가족 기준이다.
항공/교통: 약 2,500,000원 (패키지에 포함)
숙박: 약 1,200,000원 (패키지에 포함)
식비: 약 800,000원 (대부분 포함, 간식 및 추가 식사)
입장료: 약 300,000원 (패키지에 포함)
기타: 약 200,000원 (기념품 등)
총: 약 5,000,000원 (패키지 비용 포함)
혹시 하노이/하롱베이 가족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을 위해 우리 가족의 4박 5일 일정을 공유한다.
첫째 날에는 하노이에 도착해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고 저녁에 호안끼엠 호수 주변을 산책했다.
둘째 날에는 하롱베이로 이동해 크루즈를 타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점심을 먹고, 석회 동굴을 탐험했다.
셋째 날에는 옌뜨 국립공원을 방문해 케이블카를 타고 산에 올랐고, 오후에는 하노이로 돌아와 수상 인형극을 관람했다.
넷째 날에는 하노이 시내의 문묘와 기찻길 마을 등을 둘러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키즈카페가 있는 쇼핑몰에서 시간을 보냈다.
다섯째 날에는 오전에 여유롭게 조식을 먹고 공항으로 이동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노이와 하롱베이에서의 4박 5일은 우리 가족에게 잊지 못할 시간을 선물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이 기억들이 얼마나 소중한 자양분이 될까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오른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창밖을 보던 첫째가 내게 속삭였다.
“엄마, 아빠, 우리 또 여행 가자! 다음에는 더 큰 배 타러 가자!”
그래, 아들. 우리 꼭 다시 함께 떠나자. ❤️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을 준비하는 모든 가족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용기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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