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9박 10일 가족 여행 후기
아이들이 자라면서 이 기억들이 소중한 추억이 될 거예요. 첫째가 비행기에서 그랬어요. “엄마, 우리 또 여행 가자!” 네, 또 가자 ❤️
가족 여행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탈리아 일주 가족 여행을 결심한 건 순전히 아이들 때문이었어. 유치원에서 세계 지도 보는 걸 배우더니, 어느 날 첫째가 지도책을 들고 와서 장화처럼 생긴 나라를 가리키더라고. “아빠, 여기는 진짜 장화 신은 사람들이 살아?” 하는 말에 온 가족이 빵 터졌지. 그날 밤, 아내랑 둘이 와인 한잔하면서 ‘더 늦기 전에, 아이들이 세상을 궁금해할 때 함께 떠나보자’고 마음먹었네.
출발 전날부터 우리 집은 거의 축제 분위기였어. 아이들은 잠도 못 자고 거실을 뛰어다니며 “아빠, 내일 진짜 비행기 타는 거 맞지?” 하루에 열 번도 넘게 물어봤던 것 같아. 그 설렘 가득한 얼굴을 보니 벌써부터 행복하더라.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짐 싸기부터가 진짜 전쟁이야. 어른 짐은 간단한데, 아이들 짐은 챙겨도 챙겨도 끝이 없네. 이번에 9박 10일 긴 여행이라 더 신경 써서 챙겼어. 혹시나 필요한 친구들을 위해 우리 집 필수 준비물 목록을 살짝 공유해 볼게.
기저귀랑 물티슈는 정말 생각보다 넉넉하게 챙겨야 해. 현지에서 사면 되지만, 아이 피부에 안 맞을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비행기나 버스에서 아이들 입을 막아줄 필살기, 바로 간식! 종류별로 다양하게 챙겨가면 이동 시간이 훨씬 평화로워져. 아이들이 심심해할 틈을 주지 않을 작은 장난감이나 스티커북도 필수고, 상비약은 두말하면 잔소리지. 해열제, 소화제, 밴드, 연고는 꼭 챙겨야 마음이 놓여. 마지막으로 여벌 옷은 무조건 2배로! 언제 어디서 뭘 쏟을지 아무도 모르니까.
12시간이 넘는 비행은 어른도 힘든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걱정을 한가득 안고 비행기에 올랐는데, 웬걸. 첫째는 창밖 구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고, 좌석 스크린에 있는 게임이랑 영화에 푹 빠져서 생각보다 너무 잘 가주더라고. 둘째는 이륙하고 얼마 안 돼서 꿀잠에 빠져들었고 말이야.
물론 중간에 둘째가 깨서 칭얼거리기도 하고, 음료수를 살짝 쏟아서 옷을 갈아입히는 작은 소동도 있었지. 아이들 데리고 이동하는 건 정말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전쟁 같아. 그래도 이번 여행은 전용 버스로 도시마다 이동해서 정말 다행이었어. 아이들 데리고 캐리어 끌면서 기차역 찾아다닐 걸 생각하면… 아찔하네. 덕분에 아이들은 버스에서 편하게 낮잠도 자고 간식도 먹으며 체력을 보충할 수 있었어.
로마에 있는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은 침대로 달려가 폴짝폴짝 뛰기 시작했어. 낯선 공간에 대한 두려움은 1도 없고, 그저 모든 게 신기한 모양이야.
“와~ 아빠 여기 침대가 엄청 푹신해!”
“엄마 저기 창문으로 뭐가 보여!”
온 방을 탐색하며 재잘거리는 아이들을 보니 긴 비행의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었네. 패키지 여행이라 숙소 걱정 없이, 가이드님 안내에 따라 편하게 체크인하니 정말 좋더라. 아이들과 함께일 땐 이런 편리함이 정말 큰 장점인 것 같아.
본격적인 투어의 시작은 로마의 심장, 콜로세움이었어. 교과서에서나 보던 거대한 원형 경기장을 실제로 보니 나도 가슴이 웅장해지더라. 여기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만한 곳이야. 물론 역사적인 의미를 다 이해하진 못하겠지만, 그 거대한 규모만으로도 아이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어.
첫째는 가이드님의 설명을 귀담아듣더니 “아빠, 옛날에 여기서 진짜 사자랑 싸웠어?” 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어보더라고. 둘째는 그냥 넓은 공간이 좋은지 계단을 오르내리며 신나게 뛰어다니기 바빴지.
여기서 아이 동반 팁 하나! 콜로세움 내부는 길이 울퉁불퉁하고 계단이 많아서 유모차는 정말 비추천이야. 우리는 아기띠를 챙겨가서 둘째가 힘들다고 할 때 아주 유용하게 썼어. 화장실은 입구 쪽에 있으니 미리 다녀오는 게 좋아.
다음으로 떠난 베네치아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어. 바로 곤돌라 타기! 물의 도시를 가로지르는 검은 배를 타는 건 어른인 나도 설레는 경험이었네.
둘째가 처음에는 배가 흔들리는 게 무서웠는지 내 품에 쏙 안겨서 꼼짝도 안 하더라고. 그런데 첫째가 먼저 용감하게 뱃머리에 서서 “우와, 재밌다!”하고 소리치는 걸 보더니, 자기도 슬그머니 일어나서 “나도 볼래!” 하더라.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형제가 함께하는 여행은 이런 게 참 좋은 것 같아. 서로에게 용기가 되어주는 순간들 말이야.
여행에서 제일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아이들 밥 먹이는 거지. 어른들이야 현지 음식 뭐든 잘 먹지만, 아이들 입맛은 까다로우니까. 다행히 이번 여행에서는 식사 걱정을 크게 덜었어.
피렌체에서 들렀던 한 레스토랑이 기억에 남네. 패키지에 포함된 곳이었는데, 토마토 파스타랑 피자 메뉴가 있었어. 혹시나 향이 강하거나 짜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이들 입맛에도 딱 맞았나 봐.
첫째: “아빠, 이 국수 진짜 맛있다!”
둘째: “나 더 먹을래! 더 줘!”
평소에 입 짧던 둘째까지 포크를 놓지 않고 먹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뿌듯하던지. 결국 두 아이 모두 자기 접시를 깨끗하게 비웠어. 완판 성공! 👍
물론 여행 중에는 항상 예상치 못한 순간들이 찾아오기 마련이지. 친퀘테레의 아름다운 해변 마을을 구경하다가 갑자기 비가 쏟아진 거야. 작은 우산 하나밖에 없었는데 아이들은 비 맞는다고 신나서 뛰어다니고, 나는 감기 들까 봐 노심초사했지.
이럴 때 당황하지 말고, 그냥 가까운 카페에 들어가서 따뜻한 초콜릿 한잔 시켜놓고 비가 그치길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해. 아이들과 여행할 때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순간들을 즐길 줄 아는 마음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 비 오는 창밖을 보며 조잘거리는 아이들과 함께한 그 시간도 돌이켜보니 참 소중한 추억이네.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면 아이들은 샤워하자마자 침대에 쓰러져 꿀잠에 빠져들었어. 낮 동안 정말 에너지를 다 쏟아부으며 뛰어놀았나 봐. 쌔근쌔근 잠든 아이들 얼굴을 보고 있으면 ‘아, 오늘 하루도 참 잘 보냈다’ 하는 안도감과 행복감이 밀려오곤 했지.
이번 여행을 통해 느낀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 꿀팁을 몇 가지 정리해볼게.
1. 일정은 무조건 여유롭게 짜야 해. 어른 걸음의 절반 속도로 움직인다고 생각하고, 중간중간 쉬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모두가 행복할 수 있어.
2. 아이들 간식은 생명수나 다름없어. 배고프면 짜증 내고 기분 나빠지기 십상이니, 이동할 때나 관광지에서나 수시로 당을 보충해줘야 해.
3. 무리한 오후 일정은 피하고 낮잠 시간을 확보해 주는 게 좋아. 유모차나 버스에서라도 잠시 눈을 붙여야 저녁까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더라고.
4. 아이의 관심사를 일정에 꼭 반영해 줘. 예를 들어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페라리 박물관 근처를 지나가는 코스를 넣는 것처럼 말이야.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포인트가 하나라도 있으면 여행 전체의 만족도가 확 올라가.
5. 사진은 정말 많이, 아주 많이 찍어둬. 힘든 순간은 지나가고 예쁜 사진만 남더라.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함께 보면 지금 이 순간이 몇 배는 더 소중한 추억이 될 거야.
참고로 우리 가족 9박 10일 이탈리아 일주 실제 경비를 궁금해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대략적으로 공유해볼게.
항공/교통은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었고, 숙박도 마찬가지였어. 개인적으로 쓴 식비는 4인 기준으로 약 100만 원 정도 들었고, 곤돌라나 작은 입장료, 기념품 같은 기타 비용으로 50만 원 정도 쓴 것 같아. 패키지 비용을 제외하고 개인 경비는 총 150만 원 정도 들었네.
만약 우리처럼 9박 10일로 이탈리아 가족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런 코스는 어떨까 싶어.
Day 1: 로마 도착 후 호텔에서 휴식. 시차 적응을 위해 첫날은 무리하지 않기.
Day 2: 오전에는 콜로세움, 포로 로마노 등 유적지 구경. 점심 먹고 아이들 낮잠 시간. 오후에는 트레비 분수, 스페인 광장 등 가볍게 시내 구경 후 일찍 저녁 먹고 호텔 복귀.
Day 3-4: 피렌체로 이동. 우피치 미술관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다빈치 박물관을 가거나, 가죽 시장 구경하며 젤라토 사 먹는 재미를 느껴보기.
Day 5-6: 베네치아로 이동. 곤돌라 체험은 필수! 복잡한 골목길을 정처 없이 걸어 다니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모험이 될 거야.
이후 일정은 베로나, 친퀘테레 등 소도시를 여유롭게 둘러보며 이탈리아의 다양한 매력을 느끼는 걸 추천해.
길고도 짧았던 이탈리아 일주 가족 여행. 아이들이 자라면서 이 모든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보물이 될까. 훗날 아이들이 “아빠, 우리 이탈리아 갔을 때 말이야…” 하며 오늘을 추억할 날이 오겠지?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창밖을 보던 첫째가 내게 속삭였어.
“아빠, 나 너무 행복했어. 우리 또 여행 가자!”
그래, 아들. 꼭 다시 함께 떠나자. 사랑해.
가족 여행을 준비하는 모든 아빠, 엄마들에게 내 이야기가 작은 용기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 다들 행복한 여행 하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