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동부 캐나다 9박 10일 가족 여행 후기
미동부와 캐나다로 가족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 건, 아이들이 잠들기 전 읽어주던 그림책 속 나이아가라 폭포 사진 한 장 때문이었습니다. 거대한 물줄기를 보며 눈을 반짝이던 아이들의 얼굴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출발 전날부터 저희 집 두 아이는 잠도 설치고 아침부터 제게 달려와 물었습니다.
“엄마, 우리 오늘 비행기 타는 거 맞지?”
하루에 열 번도 넘게 확인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났습니다. 그 설렘 가득한 얼굴을 보니 긴 여행에 대한 걱정보다는 기대감이 훨씬 커졌습니다.
출발 전의 설렘도 잠시, 현실은 짐 싸기 대작전이었지요. 아이들과 함께하는 장기 여행은 준비물이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어른 짐보다 아이들 짐이 두 배는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제가 챙겨가서 정말 유용했던 필수 준비물들을 공유합니다. ✔️ 기저귀와 물티슈는 생각보다 더 많이 필요하니 정말 넉넉하게 챙기시는 게 좋습니다. ✔️ 비행기나 버스 안에서 아이들을 달래줄 간식, 그리고 지루함을 잊게 해줄 작은 장난감도 필수입니다. ✔️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상비약과 평소보다 두 배로 챙긴 여벌 옷 덕분에 여행 내내 든든했습니다.
10시간이 훌쩍 넘는 비행시간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부모에게는 작은 전쟁과도 같습니다. 첫째는 창밖 구름을 보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지만, 에너자이저인 둘째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았습니다.
스티커북과 그림 그리기로 한 시간을 버티고, 간식으로 또 한 시간을 보내고, 준비해 간 영상의 힘을 빌려 겨우 목적지에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모든 이동을 전용 버스로 해결하는 패키지 상품을 이용했는데, 공항에 내리자마자 저희를 기다리는 버스가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위안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아이 둘을 데리고 대중교통을 갈아탈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첫 숙소인 뉴욕의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은 침대 위로 뛰어올라 폴짝폴짝 뛰기 시작했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낯선 도시의 풍경 하나하나가 아이들에게는 신기한 구경거리였습니다.
“와~ 엄마 여기 봐! 건물이 엄청 높아!”
“아빠 저것 좀 봐! 노란색 자동차가 진짜 많아!”
아이들의 눈에는 세상 모든 것이 호기심 천국인가 봅니다. 그 모습을 보며 긴 비행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본격적인 투어의 첫 목적지는 뉴욕의 심장, 센트럴 파크였습니다. 고층 빌딩 숲 사이에 이렇게 거대한 공원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이곳은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만한 곳입니다.
끝없이 펼쳐진 잔디밭과 아름다운 호수,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까지 완벽한 휴식 공간이었습니다. 첫째는 다람쥐를 쫓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었고, 둘째는 아빠와 함께 비눗방울 놀이에 푹 빠졌습니다.
아이와 함께 센트럴 파크에 가신다면 몇 가지 팁이 있습니다. ✔️ 공원이 워낙 넓으니 유모차는 필수로 챙기시는 게 좋습니다. ✔️ 곳곳에 깨끗한 화장실과 간단한 간식을 파는 곳이 많아 편리했습니다. 저희는 돗자리를 펴고 잠시 누워 하늘을 봤는데, 여행 중 가장 평화로운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나이아가라 폭포였습니다. 책에서 보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거대한 스케일과 굉음에 아이들도 저도 압도당했습니다.
유람선을 타고 폭포 바로 아래까지 다가가는 체험은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입니다. 엄청난 물보라에 옷이 흠뻑 젖는 것도 잊은 채 모두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둘째가 처음엔 큰 소리에 무서워하며 제 뒤에 숨었는데, 첫째가 먼저 용감하게 폭포를 향해 손을 뻗는 것을 보고는 “나도 볼래!” 하며 고개를 빼꼼 내밀더라고요. 그 용감한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요.
여행 중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식사 시간입니다. 어른들이야 현지 음식을 즐기면 되지만, 아이들 입맛에 맞는 식당을 찾는 것은 꽤 어려운 일입니다.
다행히 이번 패키지 여행에서는 가이드님께서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가기 좋은 식당들을 쏙쏙 추천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캐나다 퀘벡에서는 ‘푸틴’이라는 감자튀김 요리를 먹었는데, 감자튀김에 그레이비 소스와 치즈를 얹은 메뉴라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습니다.
첫째: “엄마, 이 감자튀김 진짜 맛있어!”
둘째: “나 더 먹을래! 치즈 더 줘!”
두 아이 모두 그릇을 싹싹 비우는 모습을 보니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여행 중에는 항상 예상치 못한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낯선 환경 때문인지 둘째가 갑자기 열이 살짝 올랐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이럴 때 당황하지 않고 미리 챙겨온 해열제를 먹이고 충분히 쉬게 해주니 금방 컨디션을 회복했습니다. 아이들과의 여행에서는 계획대로 모든 것이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여유 있는 마음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면 아이들은 샤워를 하자마자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듭니다. 낮 동안 얼마나 신나게 뛰어놀았는지 짐작이 가는 모습입니다. 쌔근쌔근 잠든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힘든 순간들은 모두 잊히고 행복한 감정만이 남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제가 얻은 소소한 가족 여행 팁을 몇 가지 공유해볼까 합니다.
첫째, 일정은 무조건 여유롭게 잡아야 합니다. 어른 기준의 절반 속도로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둘째, 아이들 간식은 생명줄과도 같습니다. 배가 고프면 아이들의 기분 지수도 급격히 떨어지니, 이동 중에도 쉽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을 항상 가방에 넣어두세요.
셋째, 아이들의 낮잠 시간을 꼭 확보해주세요. 저희는 주로 도시 간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아이들을 재웠는데, 덕분에 오후 일정을 더 활기차게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넷째, 아이들의 관심사를 일정에 꼭 반영해주세요. 저희 첫째는 공룡을 좋아해서, 워싱턴의 자연사 박물관에 갔을 때 정말 행복해했습니다.
다섯째, 사진은 무조건 많이 남겨두세요. 힘든 순간도 지나고 나면 모두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이 됩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경비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저희 4인 가족 9박 10일 기준으로 항공과 교통비가 약 700만 원, 숙박은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었고, 식비는 약 200만 원, 각종 입장료와 쇼핑 등 기타 비용으로 150만 원 정도를 사용해서 총 1,050만 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만약 저희와 비슷한 미동부, 캐나다 코스를 계획하신다면, 이런 일정을 제안해 봅니다. 첫째 날은 뉴욕에 도착해 시차 적응을 하며 가볍게 센트럴 파크를 산책하고, 둘째 날은 자유의 여신상과 타임스퀘어를 둘러봅니다. 셋째 날은 워싱턴으로 이동해 박물관 투어를 하고, 넷째 날과 다섯째 날은 나이아가라 폭포의 낮과 밤을 충분히 즐깁니다. 여섯째 날부터는 캐나다로 넘어가 토론토, 몬트리올, 퀘벡의 아름다운 구시가지를 여유롭게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보스턴을 거쳐 뉴욕으로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패키지 여행이라 도시 간 이동이 정말 편리했습니다.
미동부와 캐나다에서의 9박 10일은 아이들에게도, 저희 부부에게도 잊지 못할 선물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이 시간들을 얼마나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웃고, 함께 놀라고, 함께 감동했던 이 순간들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따뜻한 추억으로 자리 잡을 거라 믿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창밖을 보던 첫째가 제게 속삭였습니다.
“엄마, 우리 또 여행 가자! 다음엔 어디로 갈까?”
네, 또 가야지요. 사랑하는 우리 가족과 함께라면 어디든 행복할 겁니다. ❤️
가족 여행을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께 제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용기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