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일주 9박 10일 가족 여행 후기
출발 전날부터 아이들은 잠도 못 자고 “엄마, 내일 가는 거 맞지?” “아빠, 몇 시에 일어나야 해?” 하루에 열 번도 넘게 물어봤어요. 첫째는 이집트 관련 책을 베고 자겠다며 고집을 부리더라구요. 둘째는 여행용 캐리어에 자기 인형을 다섯 개나 넣겠다고 해서 한참 설득했어요.
아이들 짐 싸는 게 진짜 전쟁이었어요. 더운 이집트니까 얇은 옷 위주로 챙기되, 모래 날리는 사막이니 긴 바지도 필수! 물티슈는 한 팩으로는 절대 안 되고 세 팩은 기본으로 챙겼어요. 아이들 간식은 비행기에서 먹을 것, 이동 중 먹을 것, 호텔에서 먹을 것으로 나눠서 따로 챙겼답니다.
첫째는 자기가 직접 가방을 꾸리겠다고 했는데, 결국 반팔 티셔츠만 여섯 개 넣고 바지는 하나도 안 넣어서 다시 챙겼어요. 둘째는 자기 장난감을 더 많이 넣어달라고 울먹이다가 “이집트에는 더 재밌는 게 많을 거야”라는 말에 겨우 진정했답니다.
긴 비행 시간이 걱정됐는데, 우리 패키지는 두바이 경유라 중간에 쉬어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아이들이 비행기 안에서 어떻게 지낼까 걱정했는데 첫째는 기내 영화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더라고요. 둘째는 “엄마 귀 아파” 하면서 이착륙 때마다 울긴 했지만 사탕 주니까 금방 진정됐어요.
“엄마, 비행기 화장실에서 똥 쌌어요!”
첫째가 의기양양하게 외치는 바람에 주변 승객들이 웃음을 참느라 진땀을 뺐답니다.
카이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 아이들은 “엄마 여기 사우나 같아!”라며 깔깔대더라고요. 다행히 우리 패키지는 공항에서 바로 가이드님이 마중 나와주셔서 정말 편했어요. 아이 둘 데리고 짐까지 끌고 현지 교통편 알아보는 상상만 해도 아찔한데, 그냥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 천국이었답니다.
호텔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은 침대에서 폴짝폴짝 뛰기 시작했어요. “와~ 엄마 여기 봐! 창문으로 피라미드 보여!” 첫째가 소리쳤는데, 사실 보이는 건 그냥 건물이었지만 그 상상력만큼은 정말 대단해요. 둘째는 호텔 욕실 샤워기에 완전 반해서 30분 동안 샤워하며 놀았어요.
“엄마, 이집트 사람들은 다 영어 해요?”
“아니, 아랍어라는 언어를 써. 영어는 관광지에서만 통해”
“그럼 우리는 어떻게 얘기해요?”
“그래서 가이드님이 필요한 거야”
가이드님께 정말 감사했어요. 아이들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해주시고, 아이들이 지루해할까봐 중간중간 재밌는 이야기도 해주셨거든요.
첫날은 일찍 자고 다음날 아침 일찍 기자 피라미드로 향했어요. 아이들 컨디션 고려해서 오전에만 관광하고 오후에는 호텔에서 쉬는 일정으로 짜준 패키지라 정말 좋았어요.
이미지 생성 실패: 피라미드 앞에서 신기한 표정으로 서 있는 가족 모습
피라미드를 실제로 본 첫째의 눈이 정말 동그래졌어요. 학교에서 배웠던 그 거대한 구조물을 직접 보니 입을 다물지 못하더라고요. “엄마, 이거 진짜 사람이 만든 거예요? 외계인 아니에요?” 둘째는 사막 모래를 만지며 “따뜻해!”라고 신기해했어요.
가이드님이 피라미드 역사를 설명해주시는데, 첫째는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어요. 둘째는 중간에 지루했는지 “나 낙타 타고 싶어”라며 보채기 시작했죠. 다행히 패키지에 낙타 타기 체험이 포함되어 있어서 아이들 모두 신나게 체험할 수 있었어요.
낙타에 오르자마자 첫째가 외쳤어요.
“엄마! 여기서 내려갈 수 있어요? 무서워요!”
결국 남편이 첫째와 함께 타고, 저는 둘째와 탔는데 둘째는 무서운 줄도 모르고 신나게 웃더라고요.
이집트 박물관은 아이들이 생각보다 재미있어했어요. 특히 미라 전시관은 첫째가 “우와, 진짜 미라다!” 하면서 눈을 떼지 못했죠. 둘째는 조금 무서워했지만 “용감한 둘째”라고 칭찬하니까 이내 호기심을 보였어요. 가이드님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해주셔서 지루할 틈이 없었답니다.
식사 시간은 항상 도전이죠. 아이들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는 게 여행 중 제일 큰 고민인데, 다행히 우리 패키지는 아이들을 위한 메뉴도 준비되어 있었어요. 첫째는 이집트 전통 음식 코샤리에 도전했다가 “매워!”라며 물을 벌컥벌컥 마셨지만, 둘째는 의외로 “맛있어!”라며 잘 먹더라고요.
“엄마, 이 동그란 빵 뭐예요?”
“피타 빵이라고 하는데 좋아?”
“네! 집에 가서도 먹고 싶어요!”
호텔 뷔페는 정말 구세주였어요. 아무리 까다로운 우리 아이들도 다양한 음식 중에 하나는 꼭 찾아먹었거든요. 특히 디저트 코너는 아이들의 천국이었어요. 둘째는 매일 아이스크림 두 개씩 먹겠다고 고집부렸답니다.
나일강 크루즈는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였어요. 아스완에서 룩소르까지 3박 4일 동안 배를 타고 이동하는 일정이었는데,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어요. 매일 아침 창문을 열면 다른 풍경이 펼쳐지니 신기하다고 난리였죠.
“엄마! 악어 있어요?”
“나일강에 악어가 있긴 하지만, 우리가 가는 곳에는 없어”
“아… 나 악어 보고 싶었는데…”
첫째의 실망한 표정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크루즈에서는 매일 다른 관광지를 방문했는데, 아부심벨 신전이 제일 인상적이었어요. 거대한 바위산에 새겨진 람세스 2세의 조각상을 보고 첫째는 “저 사람 키가 몇 미터예요?”라고 물어봤어요. 둘째는 “저 아저씨 무서워”라며 제 뒤로 숨더라고요.
콤옴보와 에드푸 신전도 방문했는데, 이집트 신화에 관한 가이드님의 설명을 들으며 첫째는 메모까지 하더라고요. 학교 친구들에게 자랑하겠다고. 둘째는 신전 기둥 그림자 놀이에 빠져서 한참을 뛰어다녔어요.
룩소르에 도착해서는 왕가의 계곡과 카르낙 신전을 방문했어요. 한낮의 뜨거운 태양 아래 관광하는 건 아이들에게 힘들 수 있어서, 우리 패키지는 아침 일찍 출발해서 더위를 피할 수 있게 일정을 짜줘서 정말 좋았어요.
“엄마, 저 그림들은 누가 그렸어요?”
“옛날 이집트 사람들이 그렸지”
“왜 사람 얼굴이 동물 같아요?”
“그건 이집트 신들이라서 그래”
첫째의 질문이 끝없이 이어졌어요.
여행 중 예상치 못한 순간도 있었어요. 둘째가 갑자기 배탈이 나서 하루 종일 호텔에 머물러야 했던 날이요. 패키지였지만 가이드님이 약국에 데려가 주시고, 다음날 일정도 조금 조정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아이들과 여행할 때는 이런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고, 여유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해요.
이집트 일주 후에는 요르단으로 넘어가 페트라, 사해, 암만까지 둘러봤어요. 페트라의 장엄한 협곡을 지나 나타나는 ‘알 카즈네’를 보고 아이들은 “인디아나 존스 영화에 나왔던 곳이야!”라며 신기해했어요. 남편이 보여준 영화 장면을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사해에서는 정말 웃긴 경험을 했어요. 물에 뜨는 현상을 설명해줬는데도 첫째는 계속 수영하려고 해서 물을 많이 먹었어요. “짜! 너무 짜!” 하면서 펄쩍펄쩍 뛰는 모습이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네요. 둘째는 무서워서 발만 담그다가, 떠 있는 저희 모습을 보고 용기를 내서 들어왔어요.
9박 10일의 여행 동안 아이들은 정말 많이 성장했어요. 첫째는 영어 몇 마디를 배워서 현지인들과 인사도 나누고, 둘째는 처음에는 낯선 음식을 거부하다가 나중에는 “한번 먹어볼게요”라며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가족 여행에서 제일 중요한 건 서두르지 않는 거예요. 아이들 페이스에 맞춰 여유롭게 다니니 모두가 즐거웠어요. 우리 패키지는 이 점을 정말 잘 고려해서 일정을 짜줬더라고요. 오전에는 관광, 오후에는 휴식, 이런 식으로 아이들 체력을 고려한 일정이 정말 좋았어요.
여행 마지막 날, 호텔 조식을 먹으며 첫째가 물었어요.
“엄마, 우리 언제 또 여행 와요?”
“좋았어? 또 오고 싶어?”
“네! 다음에는 그리스 가고 싶어요. 학교에서 그리스 신화 배웠거든요!”
아이들에게 세계를 보여주는 경험이 이렇게 소중한 거구나 싶었어요. 교과서에서만 보던 것을 직접 보고 느끼면서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이 자라는 걸 느낄 수 있었거든요.
이집트 일주 가족 여행은 우리 가족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어요. 아이들이 자라면서 이 기억들이 소중한 자산이 될 거라 믿어요. 비행기에서 내리며 둘째가 그랬어요.
“엄마, 집에 가기 싫어…”
네, 좋은 여행이었나 봐요. 다음엔 또 어디로 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