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3개국 9박 10일 겨울 여행 후기
로마에 도착했을 때 시차 적응도 안 됐는데 호텔 찾아다니는 스트레스는 없어서 정말 편했어. 우리 호텔은 로마 시내에서 좀 떨어져 있었지만 지하철역이랑 가까워서 이동하기 딱 좋았어. 객실은 생각보다 넓었고, 조식도 괜찮았어. 특히 이탈리아 커피가 정말 맛있더라고.
로마에서는 지도 앱 끄고 그냥 걸었어. 콜로세움이랑 바티칸은 당연히 봤지만, 진짜 재밌었던 건 관광객들 없는 골목길이었어. 로마 시민들이 일상을 보내는 모습, 작은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 마시는 할아버지들, 빨래 널린 좁은 골목길이 더 기억에 남아.
어느 날은 지도도 없이 그냥 걷다가 작은 광장을 발견했는데, 그곳에서 열리던 작은 마켓이 있었어. 현지인만 있는 곳이었는데, 이탈리아 할머니가 파는 수제 파스타를 샀지. 그 할머니가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길래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손짓 발짓으로 파스타 끓이는 법을 알려주셨어. 영어도 통하지 않았는데 웃음으로 대화하니까 통했다니까!
피렌체로 이동했을 때는 두오모 성당에 올라가서 도시 전경을 봤어. 그런데 진짜 하이라이트는 현지 대학생들이 알려준 숨은 맛집이었어. 피렌체에서 티본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이건 진짜 인생 고기였다고. 와인 한 잔 곁들여서 먹었는데 천국이 따로 없더라고.
베니스에서는 곤돌라를 타려다가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어. 80유로라니… 대신 수상버스(바포레토)를 타고 그랜드 캐널을 구경했지. 한국에서 미리 예약했으면 비싼 관광 상품 살 뻔했는데, 현지에서 알아보니 훨씬 저렴한 방법이 많더라고. 자유롭게 일정을 짤 수 있어서 좋았어.
스위스로 넘어갔을 때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어. 루체른에 도착했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했지 뭐야. 급하게 겨울 옷을 더 샀어. 근데 그 눈 덕분에 루체른이 동화 속 마을처럼 변했어. 카펠교를 걸으면서 내리는 눈을 맞는데, 그 순간이 이번 여행 중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던 것 같아.
리기산에 올라갔을 때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알프스 산맥이 다 보였어. 산 정상에서 만난 스위스 현지인이 자기 도시락을 나눠줬는데, 스위스 치즈와 빵, 초콜릿이 들어있었어. 그 사람이랑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했는데, 스위스 사람들 진짜 친절하더라.
인터라켄에서는 패러글라이딩을 했어! 원래 계획에 없었는데 호텔 리셉션에서 추천해줘서 즉흥적으로 했는데, 알프스 위를 날았다니까! 비쌌지만 인생에서 잊지 못할 경험이었어. 발 아래로 보이는 에메랄드빛 호수와 설산… 말로 표현이 안 돼.
융프라우 가는 열차는 미리 예약해놔서 다행이었어. 현지에서 사면 훨씬 비싸더라고. 정상에 올라갔을 때 숨이 탁 막히는 경치였어. 해발 3,454m에서 보는 알프스는 진짜 압도적이었어. 근데 고산병 때문에 좀 어지럽기도 했지만!
프랑스로 넘어가서 파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여행의 끝이 보이는 시점이었어. 에펠탑, 루브르, 개선문… 다 좋았지만 베르사유 궁전이 진짜 압권이었어. 그 어마어마한 규모와 화려함에 할 말을 잃었지. 근데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사진 찍기가 전쟁이었어.
파리에서 마지막 날에는 몽마르트 언덕에 올라갔어. 사크레쾨르 성당에서 파리 전경을 보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어. 근처 작은 카페로 뛰어들어갔는데, 그곳에서 만난 프랑스 할아버지가 자기가 쓴 시집을 선물로 주셨어. 프랑스어라 한 글자도 모르지만, 그 순간의 따뜻함은 잊을 수 없을 것 같아.
이번 여행에서 배운 건, 계획도 좋지만 즉흥적인 선택이 더 값진 경험을 만든다는 거야. 융프라우 가는 열차는 예약해두고, 베니스에서는 수상버스를 타고, 인터라켄에서는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모든 순간이 내 선택이었기에 더 특별했던 것 같아.
겨울 서유럽은 춥지만 관광객이 적어서 좋았어.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거리마다 예쁜 조명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먹은 글뤼바인(뜨거운 와인)은 추위를 녹여주는 최고의 음료였어.
돌이켜 보면 항공과 숙박을 패키지로 예약한 게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어. 비행기 시간 걱정, 호텔 찾는 스트레스 없이 온전히 여행에만 집중할 수 있었거든. 그리고 현지에서는 내 마음대로 일정을 조정할 수 있어서 좋았어. 가이드 따라다니면서 단체로 움직이는 것보다 훨씬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현지인들과의 만남이었어. 패키지여행이었지만 자유 일정이라 현지인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았거든. 피렌체의 대학생들, 리기산의 등산객, 파리의 시인 할아버지… 그들과의 만남이 이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줬어.
서유럽 3개국, 다음에는 또 어디로 떠나볼까? 북유럽? 동유럽? 어디든 좋아. 다음에도 이렇게 항공과 숙박은 편하게 예약하고, 현지에서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여행을 할 거야. 이게 진짜 나에게 맞는 여행 스타일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