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4박 5일 여행 후기
이번 세부 여행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아.
세부 가족 여행을 결심한 건
아이들이 거실에 붙여놓은 세계지도를 보면서
“엄마, 여기 파란 데는 다 바다야?” 하고 묻기 시작하면서부터였어.
바다에서 물고기도 보고, 모래성도 쌓고 싶다는 아이들의 말에
그래, 더 미루지 말고 떠나자! 하고 마음먹었지.
출발 전날부터 아이들은 잠도 못 자고
“엄마, 내일 비행기 타는 거 맞지?”
하루에 열 번도 넘게 물어봤어. ㅎㅎ
그 작은 머릿속에 얼마나 많은 기대가 들어있을까 싶어서 웃음이 나더라.
아이들 데리고 여행 갈 때 짐 싸는 게 제일 큰일이지.
특히 우리 집처럼 에너자이저 둘을 데리고 다니려면 만반의 준비가 필요해.
귀차니스트인 나에겐 정말 큰 도전이지만, 엄마는 강하니까!
일단 기저귀랑 물티슈는 평소보다 두 배로 챙겼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야 마음이 편하잖아.
비행기나 차 안에서 지루해할 아이들을 위한 간식, 스티커북, 작은 장난감도 필수!
그리고 제일 중요한 상비약. 해열제, 소화제, 밴드, 연고는 꼭 챙겨야 해.
옷도 혹시나 더러워질 걸 대비해 여벌 옷을 넉넉하게 챙겼지.
이러다 이민 가방 될 뻔했네.
드디어 출발하는 날, 비행기 안에서부터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됐어.
창밖을 보며 구름이 솜사탕 같다고 신기해하는 첫째와
좌석 스크린으로 만화 보느라 정신없는 둘째.
생각보다 얌전히 잘 가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
물론 순탄하기만 한 건 아니었지.
갑자기 둘째가 “엄마, 쉬 마려!”를 외치는 바람에
좁은 통로를 비집고 화장실로 달려가는 작은 소동도 있었어.
아이들 데리고 이동하는 건 정말 잠깐도 방심할 수 없는 전쟁이야. ㅠㅠ
세부에 도착해서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아이들은 침대 위에서 방방 뛰기 시작했어.
“와~ 엄마 여기 봐! 침대가 푹신푹신해!”
“아빠 저기 수영장 보여!”
아이들의 눈에는 모든 게 신기하고 새로운 세상인가 봐.
그 모습을 보니 피곤함도 싹 가시는 기분이었지.
이번 여행은 정말 편했던 게, 우리가 직접 운전하거나 길을 찾을 필요가 없었다는 점이야.
정해진 시간에 약속된 장소로 데려다주니
나는 아이들 컨디션 챙기는 데만 집중할 수 있었어.
아이 둘 데리고 낯선 곳에서 대중교통 이용하고 지도 보며 찾아다녔을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
다음 날, 본격적인 투어가 시작됐어.
우리가 처음 간 곳은 힐루뚱안 섬이었는데, 여긴 정말 천국이 따로 없더라.
에메랄드빛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데, 어른인 나도 “우와!” 소리가 절로 나왔어.
배를 타고 조금 나가서 스노클링을 했는데,
물 무서워하는 우리 첫째가 구명조끼 입고 아빠 손잡고 물에 들어가더니
물고기들을 보고는 신나서 소리를 지르는 거야.
“엄마! 니모가 여기 있어! 진짜 많아!”
둘째는 아직 어려서 물에 들어가진 못하고, 배 위에서 빵 조각을 던져주며 물고기 밥을 줬어.
물고기들이 몰려드는 걸 보면서 어찌나 까르르 웃던지.
아이들 웃음소리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배경음악이었지.
아이랑 같이 바다에 갈 때는 아쿠아슈즈랑 래시가드는 필수야.
햇볕이 강하니까 모자랑 선크림도 꼼꼼히 발라줘야 하고.
유모차는 섬에 들어갈 때 가져가기 좀 불편할 수 있으니 아기 띠를 챙기는 게 더 편할 거야.
화장실이나 샤워 시설은 잘 되어 있는 편이라 크게 걱정 안 해도 돼.
오후에는 막탄 시내를 둘러봤어.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작은 공방 같은 곳에 들렀는데,
여기서 조개껍데기로 목걸이를 만드는 체험을 했거든.
둘째가 처음엔 낯설어하며 내 뒤에만 숨더라고.
그런데 첫째가 먼저 나서서 조개도 고르고 실에 꿰는 걸 보더니
“나도 할래! 나도 예쁜 거 만들래!” 하면서 자리에 앉는 거야. ㅎㅎ
고사리 같은 손으로 조물조물 목걸이를 만드는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그렇게 완성한 세상에 하나뿐인 목걸이를 목에 걸고는 하루 종일 자랑하고 다녔어.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이렇게 예상치 못한 순간에 큰 감동을 주는 것 같아.
여행에서 제일 신경 쓰이는 게 바로 식사 시간이지.
아이들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잖아.
다행히 가이드님이 추천해 준 현지 식당이 있었는데,
해산물 요리가 정말 신선하고 맛있었어.
특히 큼지막한 새우 구이랑 게 요리는 아이들도 정말 잘 먹더라고.
첫째는 “엄마, 이 새우 진짜 맛있다! 또 먹고 싶어!” 하고 외치고,
입 짧은 둘째마저 “나 더 먹을래!” 하면서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웠어.
아이들이 잘 먹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르다는 말이 뭔지 알겠더라. 완판 성공! 👍
물론 여행 중에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지.
갑자기 둘째가 열이 살짝 올라서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다행히 챙겨간 해열제를 먹이고 푹 재우니 금방 괜찮아졌지만, 정말 식은땀이 흐르더라.
이럴 때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하는 게 중요해.
아이들과의 여행에서는 항상 변수가 생길 수 있으니, 여유 있는 마음을 갖는 게 최고의 팁인 것 같아.
하루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면 아이들은 샤워하자마자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었어.
오늘 하루 얼마나 신나게 뛰어놀았는지, 쌔근쌔근 잠든 모습을 보면 마음이 뭉클해져.
남편이랑 둘이서 테라스에 앉아 조용히 맥주 한잔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
이런 게 바로 행복이구나 싶었지.
이번 여행을 통해 느낀, 아이와 함께 여행할 때 꼭 알아두면 좋을 것들을 정리해 봤어.
우선, 일정은 무조건 여유롭게 짜야 해. 어른들 기준으로 계획하면 아이들은 금방 지치거든.
아이들 간식은 정말 필수! 배고프면 기분 나빠지는 건 어른이나 아이나 똑같으니까. ㅎㅎ
그리고 가능하다면 낮잠 시간을 꼭 확보해 줘. 그래야 오후에도 즐겁게 여행할 수 있어.
여행 코스를 짤 때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 예를 들어 동물원이나 체험 활동 같은 걸 꼭 하나씩 넣는 게 좋아.
마지막으로, 귀찮더라도 사진은 정말 많이 찍어둬.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말, 진짜더라고. 나중에 보면 그 순간의 감정이 되살아나서 추억이 배가 돼.
이번 4박 5일 세부 여행, 정말 꿈만 같은 시간이었어.
아이들이 자라면서 이 기억들이 얼마나 소중한 보물이 될까.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창밖을 보던 첫째가 내게 속삭였어.
“엄마, 우리 또 여행 가자! 다음엔 저기 다른 구름 나라로 가자!”
그래, 우리 아들. 또 가자.
엄마 아빠랑 손잡고 더 넓은 세상을 보러 또 떠나자. ❤️
가족 여행을 준비하는 모든 엄마 아빠들에게
내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용기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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